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서로 스카프 둘러주고 덮어주며 함께 어려움 이겨낼 용기 얻었죠
마법의 스카프
김희선 글·그림|출판사 계수나무|가격 1만4000원
하얀 말은 친구가 없어요. 그래서 늘 외롭게 혼자 지내죠. 어느 날 빨간 스카프가 날아와 하얀 말의 이마 위에 떨어졌어요. 근처 나무 위에 매달려 있던 노란 옷을 입은 아이는 그 모습을 보곤 하얀 말에게 말을 걸어요. "와, 멋진 스카프구나! 내가 예쁘게 묶어줄까?" 하얀 말은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늘 혼자 지낸 자신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왔으니까요.
이 일을 계기로 아이와 하얀 말은 친구가 됐어요. 하얀 말과 노란 옷을 입은 아이는 문득 궁금해졌어요. 이 빨간 스카프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요? 둘은 스카프의 주인을 찾아 길을 나서기로 해요.
하얀 말과 아이는 바나나 더미에 들어가 있는 원숭이를 만났어요. 원숭이의 털이 듬성듬성 빠져 있네요. 원숭이는 훌쩍거리며 말해요. "다들 나보고 바나나만 먹어야 한대. 그래서 억지로 먹었더니 이렇게 됐어." 하얀 말은 머리에 두르고 있던 빨간 스카프를 풀어 원숭이의 머리에 씌워줘요. 털 빠진 것을 가릴 수 있다면서요. 이제 함께할 친구가 셋이 되었어요.
길을 가다 보니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호랑이가 보이네요. 호랑이가 사연을 들려줘요. "난 나무 아래로 내려가는 게 겁나. 한쪽 눈을 다쳤거든." 이 말은 들은 원숭이는 힘을 내라는 의미로 자신이 쓰고 있던 빨간 스카프를 풀어 호랑이의 꼬리에 묶어줍니다. 그러자 호랑이는 용기를 내어 나무에서 훌쩍 뛰어내렸어요.
그런데 호랑이의 발밑에서 큰 비명이 들려요. 호랑이에게 밟힌 것은 카멜레온이에요. 이 카멜레온은 몸이 투명해요. 호랑이는 자신의 꼬리에 묶여 있던 빨간 스카프를 카멜레온에게 덮어 주었어요. 그러자 놀랍게도 갑자기 카멜레온의 몸에 알록달록한 줄무늬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몸이 보이게 된 카멜레온은 행복했어요.
이후 친구들은 강가의 심술궂은 악어들이 토끼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빨간 스카프를 던져 토끼를 구해 내기도 했어요. 숲속 동물들이 스카프 소식을 듣고 모여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스카프의 주인이 누군지는 알지 못했어요. 그러던 중 갑자기 독수리가 날아와 노란 옷을 입은 아이를 낚아채려 하네요.
모두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아이를 붙잡았고, 힘을 합쳐 사나운 독수리를 물리쳤어요. 그러고 보니 이번엔 빨간 스카프의 도움 없이도 무언가 이뤄냈네요. 숲에선 승리의 축제가 벌어졌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빨간 스카프가 보이지 않아요. 바다 위 푸른 하늘 위로 빨간 스카프가 훨훨 날아가고 있어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빨간 스카프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라는 문장이 적혀 있어요. 마법의 빨간 스카프는 도움이 필요한 또 다른 동물에게 가고 있을 거예요. 어려움을 이겨낼 지혜와 용기를 주기 위해서 말이에요. 이 책은 다른 이를 위하는 마음인 이타심이 어떻게 서로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