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서로 부러워하며 신분 바꿨지만 후회… 삶의 겉모습과 실제의 차이 보여주죠
왕자와 거지
- ▲ ‘왕자와 거지’ 표지. /위키피디아
"고통받고 고난을 당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경은 아시오? 짐도 백성도 알고 있지만, 경은 잘 모를 것이오."
1881년 출간된 '왕자와 거지'는 미국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의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출간 후 14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면서 전 세계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사랑받고 있어요. 표면적으로는 열서너 살 정도 나이인 왕자 에드워드와 거지인 톰의 시선을 통해 16세기 영국 사회를 살펴본 사회 풍자 소설이지만, 왕자와 거지가 신분을 바꿔 서로의 삶을 살아간다는 점에서는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외모도 나이도 엇비슷하지만, 에드워드와 톰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른 존재로 여겨졌어요. 에드워드는 "온 영국이 다 함께 그 아이를 반겼다"고 할 정도로 사랑을 받았어요. 반면 톰은 빈민가에서 알코올중독자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환영받지 못했지요. 아주 어린 나이부터 구걸을 해야만 했던 톰은 어느 날 궁전 앞을 서성거리다가 문지기로부터 매를 맞고 있었어요.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에드워드는 톰을 자기 방으로 데려오는데, 궁전 생활이 따분했던 그는 톰의 생활에 엄청난 흥미를 느껴요. 그래서 옷을 바꿔 입고 신분을 바꿔 살아보기로 하지요.
하지만 에드워드가 생각한 것만큼 톰의 삶은 자유롭지 않았어요. 옷을 바꿔 입고 궁전 문을 나설 때부터, 자신을 톰이라고 생각한 문지기에게 두들겨 맞았거든요. 문지기의 매질은 시작에 불과했어요. 에드워드는 거지 소굴에서 온갖 고생을 다 해요. 어렵게 그곳을 벗어나 숲속 오두막으로 도망치지만, 과거 톰의 아버지에게 원한이 있는 한 노인이 그를 톰으로 생각해 살해 위협을 하기도 하지요.
힘들기는 궁전에 남은 톰도 마찬가지였어요. 갑작스러운 궁전 생활은 흡사 감옥 같았어요. 매사에 궁전의 생활 수칙을 지켜야만 했거든요. 왕자 역할은 쉽지 않았어요. 결국 톰은 자신은 왕자가 아니라 거지라고 항변하고, 사람들은 왕자가 정신이 좀 이상해졌다고만 생각했어요. 왕자의 대관식이 열리는 날. 어렵게 궁전에 도착한 에드워드는 자신이 왕자라고 주장하고, 톰도 에드워드가 진짜 왕자라고 증언해요.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사라진 옥새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에드워드는 결국 왕위에 오르고 자신을 도왔던 사람들과 함께 가혹한 법령을 폐지시키는 등 선정을 베풀어요.
'왕자와 거지'는 에드워드와 톰의 각자 다른 삶의 체험을 통해 이상과 현실의 차이, 삶의 겉모습과 실제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사회적 부조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풍자한 소설로, 시대와 연령을 초월한 위대한 고전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