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타조처럼 날 수 없는 새… 우거진 숲에서 두 발로 다녀요

입력 : 2022.11.23 03:30

키위와 카카포

키위(위)는 타조 등과 함께 날 수 없는 새 중 하나예요. 아래 사진은 역시 날지 못하는 뉴질랜드의 토종새 카카포. /위키피디아
키위(위)는 타조 등과 함께 날 수 없는 새 중 하나예요. 아래 사진은 역시 날지 못하는 뉴질랜드의 토종새 카카포. /위키피디아
최근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 근교 언덕에 키위 열세 마리가 방사됐어요. 도시에서 자취를 감춘 키위들을 복원하는 계획의 하나래요. '키위'라고 하면 둥그스름한 과일이 먼저 생각날 텐데요. 키위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새 이름이기도 합니다.

키위는 타조 등과 함께 날 수 없는 새 중 하나예요. 몸길이는 최장 35㎝로 타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담한 몸집인데요. 과학자들은 키위가 타조, 그리고 지금은 멸종됐지만 몸길이 3m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의 모아, 역시 멸종된 코끼리새 등과 가까운 친척뻘이라고 보고 있어요. 이들 모두 날 수 없는 새라는 공통점이 있죠.

키위는 부리와 깃털이 달린 새지만, 하늘을 날아다니는 대신 숲이 우거진 덤불 속을 두 발로 다니며 생활해요. 그래서 여느 새와 생김새가 아주 달라요. 오히려 포유동물과 비슷한 면도 적지 않죠. 우선 날개 길이는 고작 3㎝에 불과하고 깃털 속에 묻혀 있어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일 정도예요. 그런데 그 날개 끝에는 마치 고양이 것처럼 생긴 발톱이 달려있대요.

새 대부분은 잘 날 수 있도록 얇은 살가죽과 속이 텅 빈 뼈를 갖고 있는데요. 키위의 살가죽은 상대적으로 두껍고, 뼈는 속이 꽉 차 있어요. 타조와 마찬가지로 날개가 퇴화한 대신 튼튼하고 근육이 발달한 발을 갖고 있지요. 전체 몸무게 중 3분의 1을 발이 차지할 정도예요.

또 새는 대부분 콧구멍이 부리의 얼굴과 가까운 쪽에 뚫려 있는 반면 키위는 반대로 끝쪽에 나 있어요. 이 콧구멍으로 냄새를 맡으며 지렁이나 거미·곤충·과일 같은 먹잇감을 찾아다녀요. 키위는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인데, 먹이를 찾아다니면서 높고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요.

키위는 예부터 뉴질랜드의 토착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신성한 존재로 여겼대요. 하지만 19세기에는 유럽에서 온 이주민들이 고기를 먹을 목적이나 깃털을 장식으로 쓸 목적으로 키위를 마구 잡아서 멸종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대요. 지금은 뉴질랜드의 문화와 자연을 상징하는 새로 국민적 사랑 속에서 보호받고 있죠.

그런데 뉴질랜드 정부의 보호를 받는 날지 못하는 토종새가 또 있답니다. 앵무새의 한 종류인 카카포예요. 카카포도 키위처럼 우거진 숲속에 살고 있고, 밤에 활동한답니다. 땅에서만 다니는 키위와 달리, 카카포는 나무에도 곧잘 올라갈 수 있대요. 카카포는 모든 앵무새 중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간대요.

카카포는 풀과 과일 등을 먹는 초식성인데요. 특히 풀을 뜯어 씹으면서 즙을 빨아먹고 찌꺼기는 뭉쳐서 뱉어내는 특이한 방법으로 식사한답니다. 카카포는 아흔 살 넘게까지 살 수 있어서, 모든 새를 통틀어 가장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