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68] '헤매다'와 '헤매이다'
입력 : 2022.11.09 03:30
굵은 글씨로 표시한 말 중 한 개는 맞고 한 개는 틀렸어요. 어느 것이 틀렸을까요? '헤매인'은 '헤맨'을 잘못 쓴 말입니다. "세찬 바람 맞고 거리를 헤매이네"와 같이 '헤매다'를 '헤매이다'로 쓴 노랫말이 너무 많다 보니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요.
'헤매다'는 '갈 바를 몰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다' '어떤 환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덕이다'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우리는 친구의 집을 못 찾아 골목에서 헤매고 다녔다' '우리 집은 적자 가계에서 몇 년째 헤매고 있다'와 같이 써요.
그런데 '설레다' 대신 '설레이다'라고 잘못 쓰듯이 발음상의 편의 추구 등으로 인해 필요 없는 '-이-'를 넣어 '헤매이다'라고 쓰는 사람들이 무척 많아요.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랍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헤매이다'를 문화어(우리의 표준어)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예문>
ㅡ그는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맬 만큼 힘들었는데 이제 재활 훈련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ㅡ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 주인은 가성비 좋은 식재료를 찾아 몇 년간 헤맨 보람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ㅡ"자녀들이 헤맨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니 잘될 것이라 믿고 용기를 북돋워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