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고대 그리스에서 신화 주제로 성행… 우리나라에는 탈춤 있어요
입력 : 2022.11.08 03:30
가면극
- ▲ 탈춤은 가면(탈)을 쓰고 하는 가면극의 일종이에요. /위키피디아
탈춤은 가면극의 일종으로, 탈을 쓰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어 흔히 사회나 양반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탈춤과 유사한 세계사 속의 가면극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한 한국 탈춤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유럽에서는 고대 그리스에서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연극 문화가 성행했는데, 이때 가면을 쓰고 연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기원전 1세기 이탈리아에서는 배우들이 가면을 쓰고 그 자리에서 즉흥적인 연기를 하는 '아텔라나(atelana)'라는 이름의 가면극이 있었어요. 이후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며 16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라고 불리는 형식의 가면극이 만들어졌고, 유럽 사회에 퍼져 나갔어요. 춤이나 곡예 등의 요소가 중시됐고 간단한 대본은 있었지만 주로 배우의 즉흥적인 연기에 의존했다고 해요.
중국 당나라에는 가면을 쓰고 하는 '대면'이라는 형식의 연극이 있었는데요. 당나라 이전 존재했던 나라인 북제의 난릉왕 장공이 아주 미남이었던지라 싸움터에서 적을 위협하기 위해 험악한 모양의 가면을 썼다고 해요. 대면은 여기에서 유래한 가면극이라고 합니다. 청나라에서는 수도나 지방에서 각기 다른 특징의 연극이 발달했어요. 그중 쓰촨성의 천극(川劇)은 배우가 가면에 손도 대지 않고 순식간에 얼굴에 쓴 가면을 다른 모양으로 바꾸는 것처럼 보이는 기법인 '변검(變臉)'으로 유명하답니다.
일본에서는 에도 막부 시기에 가부키 등 각종 연극이 성행했습니다. 배우들이 두꺼운 화장을 하는 가부키와 달리, 배우들이 화장을 하지 않는 대신 얼굴 위에 가면을 쓰고 나오는 '노(能)'라는 형식의 가면극이 있었어요. 노는 신이나 귀족에게 바치는 성격이 강해 쓰이는 단어도 어렵고 우스꽝스럽지 않은 절제된 연기를 펼쳤다고 해요. 그래서 서민에게 인기는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탈춤은 주로 농촌에서 발달했는데, 마을의 신을 기쁘게 하거나 역병 신을 내쫓으려는 마음을 담아 시작됐어요. 하회마을로 유명한 경북 안동시의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농촌탈춤이라고 합니다. 조선 후기에는 농촌의 탈놀이패들이 도시를 떠돌며 탈춤 공연을 하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도시에서 자체적으로 탈놀이패를 만들어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