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소수 귀족·왕족에게만 개방하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대중화했죠
입력 : 2022.11.01 03:30
미술관
- ▲ 1900년대 루브르 궁전의‘아폴로 화랑’ /위키피디아
미술품(美術品)이란 미를 표현하기 위한 그림·조각·건축 등을 이르는 말이에요. 미술관은 '미술 박물관'의 줄인 말로, 미술관이 미술품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곳이라면 박물관은 미술품을 포함한 각종 유물이나 역사적 자료 등도 함께 취급하는 곳으로 볼 수 있어요.
전근대 사회에서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크게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 사회에서는 신에게 바친 공물이나 전쟁에서 노획(싸워서 적의 물품을 빼앗음)한 전리품을 신전에 보관했어요. 특히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음악·예술의 여신 '뮤즈(Muse)'의 신전에 예술품을 많이 바쳤다고 하는데요. 뮤즈의 신전을 뜻하는 '무세이온(Museion)'에서 박물관을 뜻하는 단어 '뮤지엄(museum)'이 유래됐다고 해요.
중세 유럽 사회에서는 이런 신전의 역할을 교회와 수도원이 맡아서 했는데요. 이 시기에는 미술품을 포함한 각종 유물이나 자료 등도 함께 취급했기 때문에 오늘날 미술관의 개념이 아닌 박물관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기가 되며 미술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미술관 '화랑(Galerie)'이 박물관에서 분리돼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절대 왕정 시기에는 왕궁이 화랑의 역할을 했어요. 대표적으로 프랑스 루이 14세(재위 1643~1715)가 루브르 궁전에 '아폴로 화랑(Apollon Galerie)'을 설치해 미술품을 수집했어요.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화랑은 고위 성직자나 귀족·왕족 등 소수의 특권 계층에게만 개방된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다 18세기 말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화랑이 일반 대중을 위한 시설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혁명 정부가 프랑스의 루브르궁을 점령한 뒤, 궁전을 개조해 중앙미술관(Musee Central des Art)이라는 이름으로 시민에게 개방한 거예요. 이 시기를 전후해 유럽 사회 곳곳에서 왕실의 화랑이 대중에게 개방되는데, 대표적으로는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 미술관이 처음 등장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9년입니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오봉빈이라는 사람이 광화문에서 서화 전시와 판매를 목적으로 한 조선미술관을 개설한 것이 최초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