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문학의 사명은 사회 참여와 변혁… 작가보다 독자의 역할이 중요해
입력 : 2022.11.01 03:30
문학이란 무엇인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의 '문학이란 무엇인가'(1947)는 "문학에 관련된 모든 쟁점을 도전적·논쟁적으로 해부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에요. 사르트르는 이 책에서 문학이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는데, 이는 지금까지도 작가들은 물론 문학비평가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주제 가운데 하나예요. 자연스럽게 이 책은 지금도 문학비평 영역의 필독서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사르트르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철학자와 작가 등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됐어요. 당시 일견 사회적으로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학의 기능도 사르트르의 고민 중 하나였죠. 그의 결론은 '문학의 사명은 정치적·사회적 현실을 변혁하기 위한 참여에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 하나로 '현대'라는 잡지를 창간하면서까지 사르트르는 문학의 사회 변혁에 몰두했어요. 하지만 사르트르의 주장은 지식인 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그는 자신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에 따라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사르트르가 말하는 문학의 사회 참여는 특정한 주체, 즉 정치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작가가 '어떤 방법으로 말하기를 선택'함으로써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 점에서 사르트르는 작가뿐 아니라 문학작품을 읽는 독자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해요.
사르트르에 따르면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객관적일 수 없어요. 반면 독자는 작품에서 작가의 '욕망과 의도와 작업의 흔적' 등을 분리해서 읽고, 새롭게 해석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예요. 작가는 '쓰기 시작'했을 뿐, 작품을 읽고 이를 사회 변혁의 동력으로 만드는 것은 오직 독자의 역할이라는 것이 사르트르의 생각이었어요.
물론 사르트르의 주장처럼 문학이 전적으로 사회·정치적 참여나 실천을 위한 것이라고는 정의할 수 없어요. 문학은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인간 존재의 현실을 그려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이 책이 여전히 문학비평 분야 필독서로 꼽히는 것은, 인간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폭넓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