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침엽수인데 잎 없이 겨울 나고 단풍도 든대요
입력 : 2022.10.31 03:30
잎갈나무
- ▲ 침엽수인 잎갈나무(이깔나무)는 매년 가을 바늘잎을 떨어트리고 잎 없이 겨울을 난 뒤 봄에 새 바늘잎을 내는 독특한 식물이랍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잎갈나무속(屬)에 속한 나무들은 주로 전 세계 북반구의 추운 지역에서 살아가는데요. 눈이 많이 오고 겨울이 긴 환경에서는 겨울에 바늘잎을 떨어뜨리면 가지에 눈이 쌓여 부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또 겨우내 바늘잎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쓰거나 겨울을 나기 위해 튼튼한 잎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 매년 잎을 내고 떨어뜨리는 게 생존에 유리하다고 학자들은 생각하고 있지요.
그중 잎갈나무는 북한 개마고원 지역과 러시아의 극동 지역, 몽골, 중국 동북지역 등에서 자생하는 종(種)이에요. 시베리아에서 자라는 잎갈나무는 가장 높은 위도에서 자라는 나무 중 하나로, 1년 내내 땅이 얼어 있는 영구동토(永久凍土)에서 자라는데요. 영하 70도에 달하는 추운 겨울을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는 나무라고 합니다.
잎갈나무에서는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 길이의 잎 10~30개가 빼곡하게 모여서 나요. 잎들은 가을이 되면 노랗게 단풍이 들었다가 떨어집니다. 잎갈나무의 솔방울은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로, 성숙해서 종자를 퍼트린 이후에도 꽤 오랜 기간 가지에 붙어 있어요. 그래서 겨울철 잎이 진 잎갈나무는 다른 나무와 쉽게 구분할 수 있지요.
남한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잎갈나무속의 나무는 일본잎갈나무인데요. 남한에서는 1900년대 초에 숲을 가꾸고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일본 혼슈의 산악지역에서 자라는 일본잎갈나무를 들여왔어요. 이후 1960~1980년대 우리나라 중부지역에 널리 심기어 현재 20~30m 높이의 큰 나무로 자라났습니다. 일본잎갈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풍화에 강해서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되는데요. 일본잎갈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심긴 나무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산을 푸르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