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남혁진 지음｜출판사 어바웃어북｜가격 2만8000원

20세기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저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40일간의 산업일주'는 새로운 시각으로 산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걸 도와줍니다. 이 책을 통해 유통·소매(생활) 산업부터 운송 산업까지 대한민국의 대표 산업 40개 분야의 수익 구조와 핵심 역량, 산업 트렌드와 이슈 등을 차근차근 살필 수 있지요.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산업의 본질을 꿰뚫는 것입니다. 저자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일화를 예로 들며 산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요. 1980년대 후반, 이 회장은 호텔신라 사장단과의 미팅에서 "호텔 산업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한 임원이 "서비스업"이라고 답하자, 답변에 만족하지 않았던 이 회장은 "호텔업의 본질을 찾아오라"는 과제를 내주었다고 해요.

이후 해외 유명 호텔을 돌아보며 호텔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조사한 해당 임원은 "호텔업의 본질은 부동산업"이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호텔의 입지에 따라 찾아오는 고객이 달라지고, 고객에 따라 원하는 서비스도 달라질 테니까요. 그제야 이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동산업이라는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 호텔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짜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은 오늘날에도 중요하다며 산업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말해요. 그러면서 산업의 본질은 고정돼 있지 않고 생물처럼 진화하기 때문에 산업을 공부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하지요.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탈(脫)석유'를 내세우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정유사들, 회사 이름에서 '자동차'를 지우고 내연기관 완성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차 중심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한 기아의 사례가 그 예죠.

이 책은 기업이나 산업을 한 번도 분석해보지 않은 독자를 위해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또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복잡한 산업 정보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나 개념을 시각화해 보여주지요.

IT·전자 산업, 금융 산업,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산업, 건설·중공업·자동차 산업, 에너지 산업, 유통·소매 산업, 운송 산업 중 평소에 궁금했거나 미래에 일하고 싶은 산업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를 먼저 들여다보는 것도 좋아요. 해당 산업의 최근 이슈와 함께 관련 산업 용어들을 하나씩 배울 수 있어요. 40일간 다양한 산업에 대해 살펴보며 미래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일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