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문어·오징어와 같은 頭足類… 머리에 긴 촉수 90여개까지 달려 있대요

입력 : 2022.10.19 03:30

앵무조개

앵무조개의 둥그스름한 껍데기는 지름이 최장 26㎝까지 자라요. /위키피디아
앵무조개의 둥그스름한 껍데기는 지름이 최장 26㎝까지 자라요. /위키피디아
최근 미국의 과학 잡지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이 잠수부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저비용 심해 탐사 장비가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어요. 이 장비가 실용화되면 앵무조개처럼 좀처럼 보기 힘든 바다동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대요. 앵무조개는 지금으로부터 5억년쯤 전 지구 상에 나타나 그때와 크게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어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답니다.

앵무조개는 태평양 서쪽과 인도양 해안 지역의 수심 100~600m 바다에서 주로 살고 있어요. 둥그스름한 껍데기는 지름이 최장 26㎝까지 자라는데 농구공 지름보다 약간 긴 정도예요. 껍데기 모양이 마치 앵무새의 부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불리게 됐대요.

조개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오징어·문어와 훨씬 가까운 종류예요. 자세히 보면 비슷한 점이 있어요. 오징어와 문어는 입 주변으로 각각 10개, 8개의 다리가 나있죠. 앵무조개 역시 입 근처에 문어·오징어의 다리에 해당하는 기다란 촉수가 있는데 한 마리당 최대 90여 개에 달해요. 하지만 오징어나 문어와 달리 이 촉수에는 빨판이 달려있지는 않아요. 앵무조개의 나풀거리는 촉수에는 먹잇감이 되는 작은 물고기와 게, 새우 등의 냄새를 탐지하고 찾도록 도와주는 감각기관이 있대요. 오징어·문어·앵무조개는 연체동물에 속하는데 머리 부근에 다리가 붙어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고 해서 두족(頭足)류라고 부른답니다.

앵무조개의 딱딱한 껍데기는 연약한 몸을 보호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이곳저곳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엔진이기도 해요. 껍데기의 안쪽은 30여 개의 방 같은 공간으로 칸칸이 나뉘어 있는데 공간과 공간은 가느다란 관으로 연결돼 있어요. 이 껍데기 속으로 물을 집어넣었다 뺐다 하는 방법으로 뜨는 힘을 조절해 물 위로 떠오르거나 가라앉기도 하죠. 또 물을 껍데기 안에 머금었다가 몸 밖으로 뿜어내면서 생기는 추진력을 활용해 옆이나 뒤로 확확 움직이기도 하고요. 앵무조개의 껍데기는 종류에 따라 흰색·주황색·보라색 등 여러 가지 빛깔과 무늬가 나타나 아름답답니다.

앵무조개의 수명은 15~20년이에요. 오징어나 문어가 통상 3~5년 정도 사는 것과 비교하면 아주 장수하는 편이랍니다. 그런데 번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완전히 성숙하려면 10~15년이나 걸린대요. 암컷이 1년에 낳는 알의 개수도 기껏 10~18개 정도여서 다른 바다동물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데다 낳은 알에서 새끼가 부화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대요. 이렇게 알도 적게 낳고, 자라는 속도도 느린 데다 사람들이 껍데기를 노리고 마구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어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대요.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