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獨 함부르크 지역 스테이크에서 유래… 미국에 간 이민자에 의해 널리 퍼졌죠

입력 : 2022.10.18 03:30

햄버거

햄버거라는 이름은 독일 지역에서 먹던 ‘함부르크 스테이크’(햄버그 스테이크)에서 유래했죠. /위키피디아
햄버거라는 이름은 독일 지역에서 먹던 ‘함부르크 스테이크’(햄버그 스테이크)에서 유래했죠. /위키피디아
미국에서 인기 버거로 알려진 파이브가이즈(five guys)가 내년 상반기 국내 1호점을 연대요.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인앤아웃과 함께 일명 미국 3대 햄버거(hamburger) 브랜드로 불리는데요. 햄버거는 쇠고기 등을 잘게 다져 뭉친 고기(패티)와 야채 등을 둥근 빵에 끼운 음식이에요. 햄버거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볼까요?

종종 햄버거에 햄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햄버거는 햄과 관련이 없는 음식이에요. 햄버거라는 이름은 처음 '함부르크 스테이크'(햄버그 스테이크)를 빵 사이에 넣어 먹기 시작하며 붙게 됐는데요. 그래서 햄버거의 역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함부르크식 스테이크의 기원이에요.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함부르크를 포함한 독일 북부 지역에서 과거부터 쇠고기를 다지거나 갈아서 뭉쳐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에요. 어떻게 독일에서 처음 다지거나 간 고기를 먹게 된 건지에 대해서는 설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몽골과 관련됐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지요. 몽골인이 13세기 유럽 지역을 공격할 때 식량으로 가져간 고기를 말 안장 밑에 깔고 이동했는데, 말의 움직임 때문에 고기가 다져졌다는 거예요. 몽골인이 그 고기를 먹는 것을 본 유럽인이 고기를 다져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이 음식이 발달한 독일 함부르크의 지명을 따 함부르크식 스테이크라고 부르게 됐다는 거지요.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19세기 미국으로 건너간 독일인 이민자에 의해 미국에도 전파되는데요. '함부르크(Hamburg)'를 미국식으로 발음하면 '햄버그'가 돼요. 그러면서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빵 사이에 함부르크식 스테이크를 끼워 먹기 시작했고,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사이 미국 여러 지역에서 오늘날 햄버거의 유래가 되는 음식이 등장했다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에 의해 햄버거라는 음식이 처음 알려졌어요. 이후 주한 미군 부대 근처를 중심으로 햄버거 가게가 속속 생겨났는데요. 당시에는 쇠고기가 귀해 돼지고기로 패티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1979년 롯데리아가 서울 중구 소공동에 1호점을 열면서 햄버거 프랜차이즈화가 시작됐고, 1980년대에는 버거킹·맥도날드 등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도 생기며 햄버거 대중화 시대가 열렸습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