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양자역학 창시자의 부분과 전체 원리… 서로 영향 주고받으며 조화 이루죠
입력 : 2022.10.18 03:30
부분과 전체
- ▲ ‘부분과 전체’ 책 표지. /아마존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1969년 출간한 '부분과 전체'는 양자역학(입자 등을 다루는 현대 물리학의 기초 이론)의 창시자로 불리는 그가 어떤 학문적 이력을 쌓아왔는지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에세이예요. 양자역학을 창시한 공로로 193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 등 그가 물리학사에 남긴 연구 성과는 물론 아인슈타인·슈뢰딩거 등 당시 함께 물리학의 발전을 이끈 이들과의 학문적 토론과 대화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하이젠베르크의 '학문적 자서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하이젠베르크는 물리학자였지만 그의 관심사는 종교와 철학·역사·문학 등 방대했어요. 하이젠베르크는 과학이 다양한 인간 활동과 연관을 맺으며 발전하고, 다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책 서문의 마지막에 "현대 물리학은 기본적으로 철학·윤리·정치 문제들에 관해 새로운 토론거리를 던져주었다. 이런 토론에 되도록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이 책이 그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죠.
하이젠베르크는 과학을 공부하는 자세와 학문에 임하는 태도를 강조했어요. 학문에 임하는 주체는 사람일 수밖에 없고, 사람 사이 대화를 통해서만 학문이 발전한다는 게 하이젠베르크의 기본 입장이었어요. 이 책에 많은 과학자가 등장하고 그들과의 대화가 상세하게 소개된 이유가 이 때문이죠.
책 제목인 '부분과 전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우선 인간의 모든 활동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기도 해요. '전체'는 필연적으로 '부분'들이 모여 이뤄질 수밖에 없어요. 부분들은 전체의 영향을 받으며 그 속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하죠. 부분 없이는 전체가 있을 수 없고, 전체 없이는 부분도 존재 자체가 무의미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전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또 어디선가는 부분이 될 수도 있고요.
또 그가 평생 연구한 양자역학 연구의 결과를 종합해 나타내는 말이기도 한데요. 물리학에서 입자는 아주 미세한 부분에 불과한데, 그것이 전체에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아주 크다는 거예요. 하이젠베르크는 세상사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부분을 통해 전체의 원리를 탐구하고, 부분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잘 살필 수만 있다면 세상이 조화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은 엄밀함을 추구하는 과학적 발견이 역사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저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