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날개 없이도 나무 사이 날아서 옮겨 다녀요
입력 : 2022.10.12 03:30
날뱀과 날도마뱀
- ▲ 허공으로 몸을 던져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니는 날뱀(위)과 옆구리 막을 펴고 나무 사이를 이동하는 날도마뱀. /위키피디아
날뱀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의 우거진 숲에 사는 뱀으로 최장 1.5m까지 자라요. 땅에 거의 내려오지 않고 나무 위에서 살아가며 쥐나 개구리, 작은 도마뱀 등을 잡아먹죠. 날뱀은 천적으로부터 위협을 느꼈을 때나 먹잇감이 더 많은 나무로 가야 할 때 허공으로 몸을 휙 던져 숲속 다른 나무로 옮겨 간답니다. 새처럼 날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날다람쥐처럼 네 다리 사이에 막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도착하죠. 최대 100m까지 날아간 기록도 있대요.
언뜻 보면 무모하게 몸을 던지는 것 같지만, 허공을 날아갈 때 날뱀의 움직임은 아주 정교해요. 우선 출발 지점으로 정한 나뭇가지 끝에서 몸을 알파벳 제이(J) 자처럼 구부린 채 가지에 매달려 활공 준비를 해요. 목표 지점을 향해 공중으로 날아갈 때 몸은 알파벳 에스(S) 자 형태로 물결치듯 움직이는데 이때 둥근 몸통은 납작하게 펴지면서 공기의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되죠. 마치 날다람쥐나 하늘다람쥐가 네 다리를 쫙 벌려서 몸을 평평하게 만들고 활공하는 것과 비슷하답니다.
날도마뱀은 다 자란 몸길이가 22㎝에 불과한 작은 도마뱀이에요. 평상시에는 다른 도마뱀과 생김새가 큰 차이 없어 보이지만 나무 사이를 날아갈 때 옆구리 양옆에 있던 막이 둥그스름한 형태로 활짝 펴진답니다. 막 사이에는 기다란 뼈대가 여러 개 있어요. 이 뼈대는 갈비뼈가 변한 것으로, 날아갈 때 막이 튼튼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죠. 우산을 폈을 때의 우산살과 같은 기능을 하는 거예요.
옆구리 막을 활짝 펼친 날도마뱀은 최대 30m까지 날 수 있어요. 수컷 날도마뱀은 짝짓기 철 암컷에게 멋을 부릴 때 이 막을 목 부근의 주름과 함께 활짝 펼쳐요. 날도마뱀이 나무 밑 땅으로 내려오는 거의 유일한 경우는 암컷이 알을 낳을 때래요. 암컷은 구덩이를 파서 알을 다섯 개쯤 낳은 뒤 24시간 정도 알을 지키다가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간대요.
날도마뱀 역시 날뱀과 마찬가지로 주로 동남아시아의 우거진 숲에 살아요. 그래서 이 지역의 생태를 담은 자연 다큐멘터리 중에는 포식자인 날뱀과 사냥감인 날도마뱀이 서로 쫓고 쫓기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날아서 이동하는 장면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