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64] '둔치'와 '고수부지'
입력 : 2022.10.12 03:30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 낙동강 고수부지…. '고수부지'라는 말은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쓰이는데요. 그러나 순화 고시 자료에 따르면, 고수부지(高水敷地)는 어렵고 생소한 일본식 한자어이기 때문에 되도록 쓰지 말아야 해요. 대신 '강턱' '둔치' '둔치 마당'이라는 순화어를 쓰는 것이 좋지요.
고수부지는 '고수(高水)'와 '부지(敷地)'가 합쳐진 말로, '큰물이 날 때만 물에 잠기는 하천 언저리의 터'라는 뜻이 있어요. 과거 한강공원 지역은 한강 수위가 고수위(高水位)일 때 잠기는 부지라고 하여 고수부지라고 불렸어요. 그러나 '고수위'라는 용어는 일상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말이고, '부지(敷地)'는 '건물을 세우거나 도로를 만들기 위해 마련한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일본식 한자어예요. 그래서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서는 부지를 순화한 용어인 '대지'나 '터'를 쓰라고 되어 있지요. 고수부지의 순화어인 '둔치'는 '물가의 언덕' '호수 따위의 물이 있는 곳의 가장자리'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또 '강턱'은 '큰물이 들거나 수위가 높을 때에만 잠기는 강변의 턱진 땅'이라는 뜻이 있어요.
<예문>
ㅡ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낙동강 둔치에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ㅡ범람했던 물이 빠지자, 꽃으로 화사했던 강턱이 황토색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