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흠집 난 제품 싸게 내놓는 것도 제조업체 판매전략이에요
입력 : 2022.09.29 03:30
'B급 제품'이란 뭘까요?
- ▲ 흠집이 있거나 반품된 리퍼브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하는 한 가구 매장의 ‘알뜰 코너’. /김종연 기자
A. B급 제품이란 제품을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상적인 유통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상품을 말하는데요. 가전제품 같은 경우에는 흠집이 나서 판매가 어렵거나 반품된 상품 등을 뜻해요. 식료품은 흠집이 났거나 모양이 예쁘게 잡히지 않은 농수산물, 혹은 먹는 데 문제는 없지만 유통기한이 임박해 빨리 팔지 않으면 폐기해야 하는 상품 등이 B급으로 취급되지요.
온라인이건 오프라인 매장이건 유통 업체에서는 이렇게 흠이 있는 'B급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요.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제품을 폐기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 훨씬 좋을 거예요. 정가보다 수익이 적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돈을 받고 팔 수 있으니까요. 제품을 폐기하는 데 드는 돈을 절약할 수도 있고요.
또 할인 판매를 하면 본래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을 구매자를 끌어들일 수도 있어요.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정가에 팔아도 살 사람에게는 정가를 받고, 그 가격에는 구매하지 않을 사람에겐 어떻게 해서든 할인해서 파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일 거예요. 하지만 동일한 상품인데 사람에 따라 다른 가격을 적용할 수는 없어요. 이때 약간 흠집이 난 상품이라면 할인해서 판매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가전이나 가구 등의 경우 이렇게 흠집 있는 제품 등을 다시 손질한 뒤 정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팔기도 하는데요. 이를 흔히 '리퍼브(refurb) 제품'이라고 합니다. Refurbish의 약자로, '새로 꾸미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예요. 반품 제도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반품된 제품에 리퍼브 제품이라는 이름을 달아 30~40% 할인된 가격으로 다시 파는 경우가 흔하다고 하네요.
요즘에는 소비자 사이에서도 이런 상품에 대한 인식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해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며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지요. 약간 흠이 있어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 저렴한 제품을 택하는 거예요. 그래서 최근엔 흠이 있는 제품을 온·오프라인 매장에 정식 입점시킨 뒤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매장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