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기원전 2500년 인더스 문명에서도 발견… 백제 왕궁리 유적에도 있어요
입력 : 2022.09.27 03:30
화장실
- ▲ 일본 에도 시대에 사용됐던 요강. /위키피디아
기원전 2500년 무렵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인도의 인더스 문명에는 '모헨조다로'(Mohenjo Daro)라는 도시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벽돌 등을 이용해 만든 화장실 유적이 발견됐어요. 고대 로마에는 공용 화장실도 있었어요. 변기 역할을 하는 곳 아래에 물을 흐르게 해 배설물을 씻어내고 뒤처리는 긴 나무 막대에 해면(해면동물을 말려 골격만 남긴 것)을 꽂아 했다고 합니다. 해면은 공용 물품이었기 때문에 물로 씻은 후 식초가 담긴 통에 넣고 소독했대요.
한국의 삼국 시대에도 공용 화장실이 있었어요. 대표적인 것이 백제 왕궁리 유적의 화장실입니다. 처음 이곳이 발굴됐을 때에는 그저 넓은 대형 지하 구덩이로 여겨졌다고 해요. 그런데 흙을 파내다 보니 악취가 진동했어요. 토양을 분석해보니 장내에 서식하는 기생충의 알이 발견됐죠. 화장실이었던 거예요.
중세 유럽에서는 성벽 돌출부에 화장실을 만들고, 배설물이 성벽 아래의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둘레를 파고 물을 채워 만든 웅덩이)로 떨어지도록 했어요. 다만 이는 성에 거주하는 귀족층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였고, 평민들은 요강에 볼일을 본 후 길거리에 배설물을 버렸다고 해요.
수세식 화장실이 처음 개발된 곳은 영국으로, 시인이자 발명가인 존 해링턴(1561~ 1612)이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위해 만들었다고 해요. 수세식 화장실이란 변기 내의 오물을 일정량의 물을 흘려 처리하는 방식을 뜻하는데요. 변기 위에 물통을 두고 파이프를 통해 물을 내뿜어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식이었어요.
다만 변기 아래에 오물통이 있는 구조였기 때문에 오물통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처리할 수는 없었는데요. 이 문제는 1775년 영국의 시계 제조공인 알렉산더 커밍스가 해결합니다. 변기 밑 배수 파이프를 구부러진 'S자' 형태로 설계해 분뇨통의 악취를 최소화하고, 벌레가 변기 위로 올라오는 것을 방지한 것이죠.
하지만 수세식 화장실의 보급이 오히려 콜레라 등 전염병의 원인이 되기도 했는데요. 대부분의 분뇨가 템스강으로 흘러가 퍼졌기 때문이었죠. 이 문제는 하수도 시설의 개선을 통해 점차 해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