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견과류처럼 보이지만… 콩·팥에 가까운 '꼬투리 열매' 랍니다
입력 : 2022.09.05 03:30
땅콩
- ▲ 땅속에서 뽑아낸 직후의 땅콩 열매. /위키피디아
견과란 식물학적으로 씨앗의 껍질(종피)이 나무처럼 단단한 재질이나 가죽질로 발달하는 열매입니다. 도토리·밤·개암(헤이즐넛) 등이 있어요. 하지만 땅콩은 콩·팥과 같은 '협과'(꼬투리 열매) 식물로 분류됩니다. 협과란 주로 꼬투리 안에 열매가 들어 있는 식물을 뜻하는데, 이 경우 성숙하면 두 조각으로 껍질이 갈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꼬투리는 꽃잎이 변형된 것(심피)에서 발달하지요.
통상 식물은 꽃이 피고 벌과 같은 곤충에 의해 수정되면 열매가 맺혀요. 이때 꽃을 받치고 있는 통통한 주머니 모양의 '씨방'(암술의 일부)이 열매가 되는데요. 땅콩은 땅속에서 자라고 성숙해요. 땅 위에 피는 꽃에서 수정이 되는데, 어떻게 열매가 땅속에 맺힐 수 있을까요?
곤충이 지표면 위에 있는 땅콩의 꽃을 수정시키면, 씨방과 이어진 줄기처럼 생긴 부분이 지표면 아래로 자라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땅 밑으로 내려간 뒤 열매인 땅콩으로 자라나지요. 이렇게 땅 위에서 수정돼 꽃이 핀 후에 땅 밑에서 열매를 맺는 경우를 '지하결실'(geocarpy)이라고 하는데요. 아주 독특한 종류의 번식 방법이랍니다.
땅콩은 남아메리카 대륙의 페루·볼리비아·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안데스 산맥 동부가 원산지인데요. 약 7600여 년 전부터 식자재로 이용됐다고 해요. 유럽인이 중남미를 침략한 이후 유럽을 포함해 아프리카·아시아 등지로 퍼져나가 식용으로 널리 재배되고 있지요.
땅콩은 맛이 고소하고 영양가도 풍부해요.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골고루 들어 있고, 비타민까지 풍부하기 때문에 기근이나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지역에서 구호 식품으로도 사용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