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농산물 값 갑자기 뛰면 정부가 비축분 풀어요
입력 : 2022.09.01 03:30
가격 정책
A.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배추(6~10월)와 무(7~10월)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3%, 17.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네요. 그러자 지난 11일 기준 배추 한 포기 가격은 676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4456원) 대비 51.8% 올랐고, 무 한 개도 2153원에서 3046원으로 41.5% 올라버렸어요.
이렇게 농산물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 정부도 손 놓고 바라보진 않아요. 이른바 '가격 정책'을 펼쳐 물가를 안정시키려 합니다. 정부는 농산물 값이 갑자기 오를 때를 대비해 미리 사둔 비축 물량을 갖고 있어요.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면 정부는 이 물량을 시장에 풀어요. 그럼 가격이 좀 내려가죠. 이번에도 정부는 추석 전까지 하루에 배추 50~200t, 무 50t, 콩나물 콩 3000t 등을 풀기로 했다고 해요. 감자는 외국에서 수입한 다음 매일 100t씩 내놓기로 했다 하네요.
비축 물량 말고도 대량 계약을 맺어 싼값에 농산물을 산 다음 시장에 풀기도 해요. 서울시는 시에서 관리하는 가락시장에 부탁해 상추나 시금치처럼 가정에서 많이 먹는 신선 채소 5종은 산지를 직접 찾아가 많은 양을 한꺼번에 사요. 아무래도 많이 사면 매입 가격은 싸지게 되고 서울시는 이렇게 싸게 산 채소를 시장에 왕창 풀어 가격이 오르는 걸 억제합니다.
아예 돈을 주고 가격을 너무 올리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도 해요. 일종의 보조금이죠. 정부는 올 '추석 맞이 농축산물 할인대전' 행사에 650억원을 쓰기로 했어요. 우선 이마트·롯데마트 등 마트 14곳에 배추 등 주요 농산물을 정가보다 20% 할인해 판매하면 정부가 행사 기간 1인당 2만원 한도로 마트에 돈을 주는 방식입니다. 마트 입장에선 싸게 팔지만 그 싸게 판 만큼을 정부에서 주니 손해 볼 게 없는 거죠. 대신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싼값에 채소를 살 수 있고요.
소비자에게 직접 할인 쿠폰을 주기도 해요. 이번 추석에 정부는 일부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을 살 때 3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내놓았어요. 10만원어치 농축산물을 살 수 있는 상품권인데 판매가는 7만원이라네요. 소비자는 30% 적은 돈을 들여 농산물을 사니 가격 상승을 덜 느낄 수 있고, 판매자는 차액 3만원을 정부에서 나중에 준다 하니 부담 없이 팔면 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정책이에요. 단지 정부가 이렇게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쓰는 돈은 사실 거의 우리가 내는 세금이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