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수학보다 어렵다는 '친구 문제'… 정답보다 성찰할 시간 줘야 해요
입력 : 2022.08.15 03:30
우정이 맘대로 되나요?
저자들은 "10대에게 열정을 가지라고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그들이 열정을 갖지 못하는 이유를 알려 주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책 한 권이 한 사람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믿음으로요.
저자 중 한 명인 문지현 작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그는 수년간 청소년 상담 관련 글을 쓴 박현경 작가와 함께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사춘기 여학생 6명을 가상으로 만들어 얘기를 풀어가요.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모범생, 활달한 성격이지만 뚱뚱한 몸매가 콤플렉스인 아이, 성격이 까칠한 소녀 등이죠. 그리고 "수학보다 어렵다는 '친구 문제'"를 가진 그들 고민에 답장을 보내는 형식으로 책을 구성했습니다. 10대 청소년에게 가장 큰 고민은 친구 문제일 테고,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삶에 열정을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할 테니까요.
저자들은 관계에서 오는 갈등 대부분이 문제를 상대방에게서 찾을 때 생긴다고 말해요. 문제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을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진득하게 들여다보고 진정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거지요. 저자들은 책 안에서 완벽한 '정답'을 던져주기보다 읽는 사람이 성찰을 통해 스스로 답을 만들어 나가고, 자신이 내린 그 답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어하고, 도와주고도 원망을 들어 속상해하는 주희에게 저자들은 이렇게 조언합니다. "자신에게 더 중요한 게 뭔지 결정해야 한다"고요. 양팔 저울 위에 주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올려놓고, '친구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주희와 남의 뜻대로 끌려다니면서 살기 싫은 주희 사이에서 더 기울어지는 방향을 선택하라고 하지요.
자녀를 이해 못 하겠거나 제대로 소통하고 싶은 학부모에게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학부모를 위한 조언도 담고 있거든요. 저자들은 "자녀가 친구 문제로 힘들어할 때, 아이들 문제에 최대한 진지하게 접근하고 공감하되 질책하는 말을 삼가라"고 말해요. 청소년은 자신에게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에게 어떤 형태로든 반발하기 마련이라 부모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인간관계 중심을 부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살면서 아무 문제도 맞닥뜨리지 않을 수는 없지요. 그렇다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어떻게 해결해가면 좋을지,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는 게 중요할 텐데요. 이 책이 그 답을 찾는 데에 소중한 나침반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