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화학물질… 우리 사는 세상 이해하도록 도와줘

입력 : 2022.07.21 03:30
[재밌다, 이 책!]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화학물질… 우리 사는 세상 이해하도록 도와줘

거의 모든 물질의 화학

김병민 지음 l 출판사 현암사 l 가격 2만8000원

'화학(化學)'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화학은 물질의 구조와 변화를 분자와 원자 단위에서 연구하는 과학 분야예요. 사이가 좋은 사람들을 두고 요즘 말로 "케미가 좋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여기서 '케미'란 '화학'을 뜻하는 '케미스트리(Chemistry)'에서 따온 말이에요. 말로는 설명이 어려운 화학적 이끌림이 서로 있다는 의미로 쓰는 것이랍니다.

반면 화학이라는 단어를 듣고 '독성' '위험하다' '유해하다' 같은 말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화학물질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그러면서 화학물질로 가득한 '화학무기'의 위험성을 떠올리기도 하고요.

화학공학자이자 과학 저술가인 김병민 작가가 최근 펴낸 이 책은 화학물질의 본질과 정체를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화학물질과 관련해 널리 퍼져 있는 오해까지 명쾌하게 풀어주는 교양 과학서예요. 그는 사람들이 화학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독성이라는 단어를 함께 떠올리는 건,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화학제품'과 순수한 '화학'을 혼동해서 생긴 선입관이라고 설명해요.

화학은 다른 과학 분야보다 우리 삶과 훨씬 가까워요. 우리가 매일 마셔야 하는 물 역시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하나로 이루어진 일종의 화학물질이기도 하지요. 이 때문에 저자는 화학에 대한 과학적이고 기초적인 상식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이 세상이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과 그 물질의 본질, 탄생 이유 등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인간은 모르는 것에 대해 본능적 두려움을 느껴요. 결국 알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공포가 혐오와 오해를 부르고, 이것이 다시 공포를 일으키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거예요.

일상에서 만나는 각종 제품에는 '성분표'라는 것이 붙어 있어요. 여기엔 화학물질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물질들이 무슨 기능을 하는지는 알지 못해요. 화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이 책은 이름이 복잡하고 어려운 화학물질이 미지의 것은 아니라고 조언해요.

화학은 환경 문제와도 연관돼 있어요. 예컨대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지요. 이 대책을 세우고, 환경 보호를 실천하려면 화학에 대한 기초 지식이 필요하겠죠. 그런 공부 없이 펼치는 환경 운동은 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없어요. 이 책은 화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고 화학을 통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더욱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답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