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인공 정원에 40m 높이의 폭포 만들고 온실 안에 6만 그루 나무 심었어요

입력 : 2022.07.19 03:30

세계의 공항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안에 있는 인공 정원. 40m 높이의 인공 폭포가 있어요. /위키피디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안에 있는 인공 정원. 40m 높이의 인공 폭포가 있어요. /위키피디아
여름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 코로나 재유행 조짐이 보이며 항공 업계는 긴장하고 있는데요. 공항은 비행기를 타고 오는 여행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장소로, 그 나라의 얼굴 역할을 해요. 세계 곳곳에서 외국인을 맞이하는 공항의 디자인을 알아볼까요?

싱가포르의 창이 국제공항은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공항 중 하나입니다. 공항 내부를 테마파크처럼 꾸민 것으로 유명한데요. 공항 안에 있는 거대한 인공 정원 내부의 온실 안에 40m 높이 인공 폭포를 설치하고 6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어요. 온실 안에는 1000여 마리의 나비가 있고요. 공항 안에 무료 영화관과 옥상 수영장을 설치하고, 12m 높이 미끄럼틀도 가져다 뒀습니다.

필리핀 막탄 세부 국제공항은 아름다운 건축양식을 뽐내는 곳입니다. 붙어 있는 여러 건물의 상층부를 각각 뒤집힌 보트 선체 같은 아치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지붕은 넘실거리는 듯한 파도 모양으로 만들었고요. 공항이 세부의 아름다운 백사장과 주변 섬 사이를 통과하는 관문이라는 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예요.

건축 강국인 스페인에도 유명한 공항이 많은데요. 그중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최근 지어진 터미널4는 우리나라 여의도의 파크원을 건축한 이탈리아의 건축가 고(故) 리처드 로저스가 만들었어요. 대나무를 촘촘히 이어붙여 만든 천장이 물결 모양으로 뻗어 나가는 유려한 모습을 하고 있지요.

세계 최대 규모 공항은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 톈안먼광장에서 남쪽으로 46㎞ 떨어진 곳에 있는 다싱 국제공항은 건축 면적이 140만㎡에 달해요.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이라크 태생 영국 건축가 고(故)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유작 중 하나랍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덴버 국제공항은 독특한 외형으로 유명합니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천막 모양 지붕이 로키산맥을 연상시키죠.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는 세계 공항 건축의 대가라 불리는 미국의 건축가 커티스 펜트러스인데요. 로스앤젤레스 공항 등을 설계했어요.

그가 참여한 또 하나의 유명 공항이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랍니다. 알루미늄과 유리로 처마를 본뜬 곡선과 창호 문을 연상시키는 격자 무늬 형태로 공항을 설계했고, 공항 내부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심었어요.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2005년부터 12년 연속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요.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