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명품 브랜드 등 기업 투자 줄 잇고 관공서·학교에서도 개발하고 있어요

입력 : 2022.07.18 03:30

메타버스 언박싱

[재밌다, 이 책!] 명품 브랜드 등 기업 투자 줄 잇고 관공서·학교에서도 개발하고 있어요
이정호 지음 l 출판사 글라이더 l 가격 1만3800원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말을 들어 봤나요? '초월(超越)'을 의미하는 'meta'와 우주·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지요. 우리말로 하면 가상 3차원 공간인 '초현실 디지털 사회'예요.

이런 가상 공간에서 박람회나 축제는 물론 팬미팅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메타버스가 무엇이길래 이런 열풍이 불고 있는 걸까요?

이 책은 10대를 위한 메타버스 입문서예요. 총 5장으로 구성돼 메타버스의 개념이나 역사, 발전 상황과 관련 산업 등을 알려주며 메타버스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하지요.

메타버스가 구현되는 온라인 공간 등을 '플랫폼(platform)'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플랫폼이 생기며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데요.

그중 2020년 '제페토'라는 플랫폼에서 열린 걸그룹 블랙핑크의 행사에는 4600만명의 이용자가 몰렸어요. 또 다른 플랫폼 '로블록스'는 지난해부터 월평균 이용자 1억5000만명, 하루 평균 이용자 4200만명이 접속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렇게 이용자 수가 많아지자 가상 공간 안에서 광고를 하려는 명품 브랜드 같은 기업의 투자가 줄을 잇고, 관공서나 학교에서도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이제는 현실만큼이나 중요해진 가상의 이미지에 대해 말하기도 합니다. 플라톤은 "우리가 보는 것은 세상을 본뜬 형상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며 '이미지'는 이를 베낀 것이니 더욱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만약 플라톤이 광고, 영화, 게임, 메타버스 등 수많은 이미지로 둘러싸인 오늘날의 세상을 봤다면 가치가 없다고 느꼈겠지요.

하지만 들뢰즈는 이미지는 무언가를 본떠 만들어진 부산물 같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독립적인 것이라고 봤어요.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지요. 저자는 들뢰즈의 말에 힘을 실어주며 가상현실 속에서도 이미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실 메타버스는 이제 막 시작된 세상입니다. 메타버스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실감(實感)'일 겁니다. 어떤 방법으로 실제 체험하는 느낌을 구현해 내느냐가 메타버스 시대의 흥망을 좌지우지하겠지요. 이런 세상에서 소비자로 지낼지, 생산자로 지낼지 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