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신석기 시대엔 동물 가죽·뼈로 만들어… 화약 무기 등장하자 사라졌죠
입력 : 2022.07.12 03:30
갑옷
- ▲ 삼국시대 때 사용됐던 ‘판갑’(板甲). /국립나주박물관
신석기 시대에는 동물의 가죽을 뒤집어쓰거나, 그 위에 동물의 뼛조각 등을 덧대 몸을 보호하는 갑옷으로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 갑옷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인류가 금속을 사용하고 문명을 건설하기 시작했던 청동기 시대 이후인데요.
그 중 고대 그리스 문명의 청동 갑옷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때에는 청동으로 만든 '흉갑'(상체를 가리는 갑옷)과 청동 방패, 청동 투구를 사용한 중무장 보병들이 방패를 다닥다닥 붙여 '팔랑크스'(phalanx)라는 진형(陣形)을 만든 뒤 전쟁에 임했는데요. 하지만 청동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금속이었기 때문에 전투에 방해가 됐다고 합니다.
이후 청동보다 가벼운 철판 조각을 엮거나 못 등으로 고정해 만든 '판갑'(板甲)이 등장합니다. 대표적 판갑 유물로는 고대 로마 제국에서 사용한 '로리카'(Lorica)나, 한국의 삼국시대 때 사용한 판갑이 있습니다. 특히 철이 풍부했던 가야 지역에서 만들어진 판갑이 유명하지요.
하지만 이 역시 활동성이 떨어져 작은 철 조각을 여럿 엮어 만든 '찰갑'(札甲)이나, 가죽 또는 천 위에 물고기 비늘처럼 금속 조각을 붙여 만든 '어린갑'(魚鱗甲)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요. 움직임을 더 편하게 하는 동시에 방어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삼국시대 때는 고구려군이 주로 찰갑을, 백제·신라군은 주로 판갑을 입고 전투를 벌였다고 해요.
이후 중세 시대 동양의 갑옷은 '두정갑'(頭釘甲) 형태로 발전하는데요. 천이나 가죽으로 옷을 만들고, 안감에 여러 철 조각을 못으로 고정한 형태입니다. 겉으로 보면 가죽에 못 같은 장식이 달린 옷으로 보이지만, 화살이나 창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해요.
중세 후기 서양에서는 '플레이트 아머'(plate armour)가 보편화하는데요. 인체 구조에 맞게 곡면으로 가공한 금속 판 여러 개를 이어 만들되, 판과 판 사이 틈은 사슬 고리를 엮어서 움직임을 편하게 한 거예요. 흔히 중세 시대 기사가 입고 있는 갑옷을 떠올리면 됩니다. 하지만 갑옷은 16세기 이후 화약 무기의 발전으로 점점 쇠퇴하며, 18세기에는 거의 쓰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