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물가 잡으려고 금리 올렸는데 환율도 오른 거예요

입력 : 2022.07.07 03:30

3고(高)

[생활 속 경제] 물가 잡으려고 금리 올렸는데 환율도 오른 거예요
Q. 요즘 "'3고(高)'로 경제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3고(高)'는 물가, 금리, 환율 3가지가 높다는 뜻이에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거고 왜 힘들다는 걸까요?

A. 앞서 말한 대로 '3고'는 물가, 금리, 환율이 높다는 걸 뜻해요. 반대로 3저(低)는 다 낮은 상태를 말하고요.

최근 물가가 오른 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에요. 코로나 사태 기간 동안 세계 각국 정부는 경제가 침체되는 걸 막기 위해 사람들에게 어려운 살림에 보태 쓰라고 돈을 막 뿌렸어요. 한 해 수십 조원씩 정부가 직접 기업이나 가계에 '현금 지원'을 했죠. 돈을 빌릴 때 부담이 없도록 금리(金利·이자율)도 최대한 낮게 유지했고요.

그러다 보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물건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물건 값은 올라가겠죠? 여기에 기름을 부은 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에요.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곡창지대라고 할 만큼 곡식이 많이 생산되고, 러시아는 원유가 많이 나는 곳인데 두 나라가 전쟁을 하면서 곡식과 원유가 다른 나라로 못 나가다 보니 식료품 값과 기름 값이 갑자기 뛴 거예요.

물가가 오르면 정부는 보통 돈의 양을 줄여서 대응해요. 돈이 없으면 물건을 덜 사게 될 거고 그럼 물건 값이 떨어질 거라는 논리죠. 이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데 그럼 돈을 빌리는 기업이나 가계가 이자 부담 때문에 돈을 덜 빌리게 되고 결국 시중에 돈이 줄어 물가도 잡힌다는 거죠. 미국 정부가 최근 금리를 대폭 올린 건 그런 속내가 깔려있어요. 지난달 미국 물가 상승률은 8%가 넘었는데, 4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해요. '스티커 쇼크(Sticker Shock)'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가격표(sticker)를 본 소비자가 충격을 받을 정도로 물가가 올랐다는 뜻이에요.

미국 금리가 오르면 사람들은 미국 금융기관에 돈을 더 많이 맡기려 할 거예요. 전보다 이자를 많이 주니까요. 그럼 갖고 있는 자기 나라 돈을 달러로 바꿔야 하는데 너도나도 달러를 원하면 달러 가치가 올라가겠죠? 이때 환율이 뛰어요. 환율은 우리 돈과 외국 돈을 교환하는 비율인데 달러 인기가 높아지니 원화를 더 내서라도 달러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심해지고 결국 환율이 올라가는 거죠. 이 환율은 정확히는 원·달러 환율이에요. 원화와 달러 교환 비율이란 얘기죠. 유로나 엔화도 똑같은 방식으로 환율이 정해져요.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물건 값이 비싸 물품을 사는 데 부담을 느끼고 가계가 어려워질 수 있어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건데, 금리가 오르면 앞서 말한 대로 환율이 영향을 받아요. 환율이 오르면 외국에서 들어오는 물품 가격이 비싸져 물가에 영향을 줘요. 또 금리가 오르면 기업이 새롭게 투자를 하기 위해 돈을 빌릴 때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를 잘 안 하려고 하겠죠? 그럼 경기가 또 위축되기도 해요. 이런 복잡한 구조가 얽혀 있어서 정부는 언제 어느 정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 언제 또 내려야 하는지 항상 고민을 하곤 합니다.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