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제주도 차량 렌트비 비싸진 이유… 이용객 늘었는데 렌터카 수는 줄어서래요
입력 : 2022.06.23 03:30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
A. 제주도의 차량 렌트비가 급격하게 오른 건 수요의 증가와 공급의 감소가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이에요. 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길이 막혀 제주도 여행객이 늘었다는 이야기가 있죠. 이 과정에서 여행 방식도 달라졌대요. 대형 버스를 타고 다니는 단체 여행이 줄고, 개별 여행이 늘었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렌터카 이용 수요가 늘어난 거지요.
그런데 몇 년 사이 렌터카 수가 많이 줄었어요. 2018년 9월부터 제주도가 렌터카 수를 제한하는 '렌터카 총량제'를 시행하며 감차(減車)에 나섰기 때문이에요. 도민들이 "관광객이 차를 너무 많이 가지고 다녀서 길이 밀린다"는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거예요. 제도 시행 전 3만2000대였던 렌터카가 지금은 2만9838대로 줄었대요. 렌터카 수는 줄었는데,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늘었으니 렌터카가 모자랄 수밖에 없는 거죠. 사람들은 돈을 조금 더 내더라도 이용하고자 했고, 이에 점차 렌트비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이처럼 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수요가 증가하거나 공급이 감소하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요. 예컨대 배추의 생산량에는 변화가 없는데 김장철에 사람들이 배추를 많이 찾으면(수요가 늘어나면) 배추 가격은 올라가지요. 배추 농사가 풍년이라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늘어났는데(공급이 늘어났는데) 배추를 찾는 사람의 수에 변화가 없으면 배추 가격은 내려가요. 배추 수요는 그대로인데 흉년이라 생산이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갈 테죠.
수요와 공급의 변화로 가격이 달라진 다른 사례를 찾아볼까요? 요즘 랍스터(바닷가재)는 주로 고급 음식으로 여겨지며 양식집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는데요.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랍스터를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가격이 매우 저렴했대요. 랍스터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많이 잡히는데, 하도 팔리지 않으니 당시 감옥에 있는 죄수들의 식사로 제공되곤 했다고 해요. 랍스터를 갈아서 비료로 쓰기도 하고요.
그런데 19세기 말부터 운송 수단이 발달돼 전 세계로 수출되면서 랍스터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돼요. 여러 나라에서 랍스터를 고급 식재료로 소개하며 인기를 끌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비싸지기 시작한 거죠.
전염병이 돌 때 전염병 유행을 막으려고 소나 돼지를 살(殺)처분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시기가 되면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공급이 줄어들어요. 젖소 살처분으로 우유는 물론 우유로 만드는 요구르트·치즈 등 유제품의 공급도 줄어들고요. 이로 인해 소고기, 돼지고기, 유제품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