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갓 부화한 새끼 날개에 발톱 돋아나… 뱀과 비슷한 소리 낸대요

입력 : 2022.06.22 03:30

호아친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멸종한 공룡들이 되살아난 이야기를 다룬 영화 '쥬라기 공원' 시리즈 6편이 극장에서 개봉했어요. 이 영화에는 온몸이 새처럼 깃털로 뒤덮인 공룡도 등장해요. 과학자들은 새가 약 1억5000만년 전에 공룡과 같은 파충류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때 살았을 법한 종류를 영화에 등장시킨 것이죠. 이렇게 파충류 특성이 곳곳에 남아있는 특이한 새가 있어요. 바로 남아메리카 대륙 중·북부에 살고 있는 호아친<사진>이죠.

호아친의 몸길이는 60㎝까지 자라요. 머리 위로는 깃털이 곤두서 있고요. 생긴 것을 보면 얼핏 꿩을 닮기도 했죠. 호아친은 다른 새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 적지 않아요. 새끼의 날개에 돋는 발톱이 대표적인데요. 알에서 갓 부화한 새끼들의 양 날개 앞쪽에는 발톱이 돋아나요. 이 발톱은 2~3주 정도 있다가 없어지는데, 이 기간 새끼는 발톱으로 나무를 기어오르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이동하기도 해요.

이처럼 날개에 발톱이 달린 모습은 파충류에서 진화한 최초의 새로 알려진 '시조새'와 아주 흡사하대요. 과학자들이 발굴 화석을 토대로 추정한 시조새의 모습은 온몸이 깃털에 덮여 있지만, 얼굴은 부리를 가진 새 모습이 아니라 공룡에 더 가까웠어요. 날개 앞쪽에는 발톱이 달려있는데, 나는 게 서툴러 날기 위해서는 기류를 타거나 한참 달리다가 땅을 박차 올라야 했대요.

그런데 지금 호아친이 살아가는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여느 새처럼 자기 힘으로 날개를 퍼덕여서 능숙하게 날아오르지 못한대요. 주로 나뭇가지에 있고 좀처럼 날아다니지 않아요. '쉿쉿' 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는 마치 도마뱀이나 뱀 등이 내는 소리와도 비슷하대요.

호아친이 가장 많이 먹는 건 나뭇잎이에요. 배 속으로 넘어간 나뭇잎은 '모이주머니'라는 소화기관에 저장되고, 여기에서 박테리아가 먹이를 흡수하기 좋도록 분해해 준대요. 이렇게 배 속으로 일단 먹이를 넘긴 뒤에 삭이는 소화 방식은 일부 포유동물에게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새 중에는 비슷한 경우가 없대요.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시간이 많은 새 대부분은 소화 과정이 아주 단순화돼있거든요.

호아친은 몸에서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도 유명해요. 나뭇잎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특수한 성분 때문에 몸에서 마치 쇠똥으로 만든 거름과 비슷한 냄새가 나죠. 호아친은 수면 위로 뻗어 있는 나뭇가지 위에 둥지를 틀고 2~3개 정도의 알을 낳아요. 이런 둥지 위치는 새끼의 생존에도 도움이 된대요. 새끼는 위협을 느낄 경우 물속으로 첨벙 뛰어드는데, 헤엄도 칠 수 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