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밤에 나가면 죽는다'는 가문의 저주… 미신 현상에 맞선 정교한 추리 돋보여
바스커빌가의 개
- ▲ ‘바스커빌가의 개’의 표지. /위키피디아
"이 개는 주인 뒤에서 지팡이를 물고 다니는 습관이 있어. (…) 여기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보이잖아. 자국의 간격을 보건대 테리어보다는 넓고 마스티프보다는 좁은 턱을 가진 개인 듯해. 그렇다면, 그래 맞아. 털이 곱슬곱슬한 스패니얼이야."
1902년 출간된 아서 코넌 도일(1859~1930)의 '바스커빌가의 개'는 가문의 저주라는 독특한 설정과 극적인 전개로 전 세계 독자들은 물론 추리소설 작가들에게도 '최고의 탐정소설'로 꼽히는 고전이에요. 1901년 영국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첫 회 연재가 시작되자 수많은 독자가 잡지를 구하고자 잡지사 건물 주변에 몰려들었고 평소 발행 부수의 2배에 이르는 30만부를 발행할 정도였다고 해요.
이 작품은 주인공 셜록 홈스가 과학 수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주홍색 연구' '네 개의 서명' 등 여타 작품과 달리, 그가 가문의 저주라는 미신적 현상에 맞서 정교한 추리를 해 나간다는 특징이 있어요.
영국 데번셔 지방의 유지인 찰스 바스커빌경(卿)이 심장마비로 죽자, 주치의 제임스 모티머는 셜록 홈스에게 사건 해결을 의뢰해요. 찰스경 죽음의 비밀을 풀고 상속자인 헨리 바스커빌을 지키기 위함이었죠. 이 가문에는 끔찍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어요. 조상 중 한 명이 황무지에서 거대한 검은 개에게 물려 죽었는데, 이후 "한밤중에 황무지에 나가면 죽는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었던 거예요. 제임스는 산책을 나갔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찰스경 옆에서 큰 짐승 발자국을 발견하고 가문의 저주를 떠올립니다.
셜록 홈스는 누군가 가문의 저주를 이용해 찰스경을 죽이고 유산을 차지하려는 계획이라고 판단했어요. 실제 헨리는 의도를 알 수 없는 경고장을 받았고, 구두를 도둑맞기도 했지요. 홈스의 조수 존 왓슨은 그곳에 있던 곤충학자 스태플턴을 보고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데요. 조사를 하던 홈스는 스태플턴이 찰스경의 막냇동생 로저 바스커빌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는데요. 모든 일은 스태플턴이 꾸민 짓이었어요. 찰스경 옆에 찍혀있던 개의 발자국은 실제 스태플턴이 심복을 통해 키우던 개의 발자국이었어요. 게다가 개의 눈과 입에 '인(燐)'이라는 화학물질을 발라, 밤에 보면 '불을 뿜는 짐승'처럼 보이도록 만든 거예요. 심장이 약했던 찰스경은 이 모습을 보고 심장마비를 일으켰고요.
홈스와 왓슨은 헨리 혼자 황무지로 떠나는 것처럼 꾸며 범인을 유인하기로 합니다. 그러고는 몰래 헨리 뒤를 쫓아요. 아니나 다를까 커다란 개가 헨리를 습격하고, 홈스와 왓슨은 총을 쏴 개를 죽여요. 하지만 스태플턴의 행방은 묘연해지고, 스태플턴이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헨리의 구두만 늪지대에서 발견되며 작품은 끝을 맺습니다.
이 작품은 으스스한 서스펜스와 반전으로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