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과거엔 놋그릇 닦을 때 사용… 밤에는 잎이 반으로 접힌대요
입력 : 2022.06.13 03:30
괭이밥
- ▲ /위키피디아
간혹 꽃이 피기 전 하트 모양의 괭이밥 잎만을 보고 토끼풀과 혼동하기도 하는데요. 토끼풀은 둥근 타원형의 잎 여러 장이 모여 하트 모양처럼 보이는 데 반해, 괭이밥 잎은 각각의 잎이 하트 모양처럼 생겼어요. 잎의 크기도 1.5㎝ 정도로 토끼풀보다 작고요. 꽃이 진 자리에는 각이 진 기둥 모양의 열매가 달려요. 그 안에 씨앗이 일렬로 들어 있죠. 초록색의 열매는 익으면 연한 노란색이 되는데, 손으로 만지면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씨앗이 터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열매 안의 씨앗들은 얇은 막 같은 껍질에 둘러싸여 있는데, 씨앗이 익어가는 동안 껍질 안쪽 면과 바깥쪽 면의 익는 속도가 달라 안팎의 압력 차이가 생긴다고 해요. 그래서 열매가 충분히 익으면 팽팽해진 껍질이 아주 미세한 자극에도 반응하게 되고, 껍질에 균열이 생기며 터져 나오는 거예요.
괭이밥은 열매뿐 아니라 잎도 독특한데요. 괭이밥의 잎은 햇빛이 잘 비치는 낮에는 활짝 펴져 있지만, 밤이나 흐린 날에는 잎을 반으로 가지런히 접어요. 이렇게 식물은 빛의 자극이나 온도의 변화에 의해 잎을 오므리기도 하는데, 이런 식물의 움직임을 두고 '수면 운동'이라고 해요. 밤에 잎을 가지런히 접는 자귀나무 역시 수면 운동을 하는 대표적인 식물이랍니다.
괭이밥의 잎을 씹어보면 새콤한 맛이 나는데요. 이 때문에 '시금초'라고도 불려요. 신맛이 나는 이유는 잎에 화합물인 '옥살산'(수산)이라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에요. 괭이밥의 학명인 '옥살리스(Oxalis)' 역시 '신맛이 나는'(Oxys)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됐답니다. 이런 옥살산 성분 때문에 벌레들이 괭이밥의 잎은 먹지 않는다고 해요. 실제 옥살산 성분은 해충 퇴치제로도 널리 쓰이고 있어요.
괭이밥은 쓰임새가 다양해요. 괭이밥의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데, 봉선화 꽃으로 손톱을 물들일 때 백반 대신 쓰이기도 했대요. 금속의 녹을 제거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어서 옛날에는 놋그릇을 닦는 데 주로 쓰이기도 했고요. 한방에서는 괭이밥 식물 전체를 말린 것을 '초장초(酢漿草)'라고 부르며 약재로 쓰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