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모기에 안 물리는 초능력 가진 소녀… 협상 조건은 '말라리아 약 무상 제공'
난 모기에 물리지 않아!
펜드레드 노이스 지음 l 조윤진 옮김
출판사 뜨인돌 l 가격 1만2000원
날라 시미유는 케냐 출신 미국인 소녀입니다. 미국의 간호사였던 엄마가 아프리카에 가서 의료 봉사 활동을 하던 중 케냐 사람과 사랑에 빠져 결혼했고 딸 날라를 낳았어요. 날라가 세 살일 때, 엄마는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돼요.
엄마는 치료를 위해 날라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아빠는 비자를 받지 못해 케냐에 남을 수밖에 없었어요. 날라는 아빠와 고향 케냐를 늘 그리워합니다.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케냐에 날아가 아빠를 만나겠다는 꿈을 꿀 정도로 말이에요. 사실 날라는 초능력을 지녔답니다. 모기에 절대로 물리지 않는 초능력이었어요.
당시 드로실라 제약회사는 어떤 분자가 모기를 끌어들이는지 알아내는 연구를 진행 중이었는데요. 제약회사 회장은 날라가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후 연구 대상으로 그녀를 섭외합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날라뿐 아니라 날라의 가족 중 모기에 물리지 않는 이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케냐에 가려는 계획을 세워요.
날라도 케냐에 함께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잭슨이라는 사람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잭슨에게는 사연이 있었어요. 그의 두 살 딸이 말라리아에 걸렸는데, 보통의 약으로는 치료되지 않았던 거예요. 비싼 말라리아 약을 사야 했지만 돈이 부족했고, 약사가 약을 주지 않아 딸이 세상을 떠납니다.
이 말라리아 약을 만드는 회사가 바로 드로실라 제약회사였어요. 잭슨은 날라를 납치해 제약회사 회장에게 "케냐에 말라리아 약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받고자 했습니다. 케냐의 어린이들이 자신의 딸처럼 약을 사지 못해 죽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딸을 잃은 슬픔에 판단력을 잃은 것이지요.
이후 날라는 무사히 풀려나고 잭슨은 경찰에 체포됩니다. 이 일을 겪으며 날라는 '가난한 사람도 몸이 아프면 의약품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돼요. 날라는 용기를 내서 제약회사 회장에게 자신의 뜻을 전합니다. 회장은 날라의 의견을 받아들여 케냐 사람을 위한 재단을 만들기로 약속해요. 이에 케냐 사람들은 말라리아 의약품을 원가에 살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 작품을 쓴 펜드레드 노이스는 의사이자 작가입니다. 열대 의학과 위생학을 전공한 저자는 의학 정보에 상상력을 더해 이 소설을 썼어요. 청소년 소설을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독자에게 전하려던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