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새벽에 피로 느끼고 늦잠 자는 10대… 성인보다 호르몬 늦게 분비되기 때문
입력 : 2022.06.06 03:30
엄마랑은 왜 말이 안 통할까?
'일어나, 지금이 몇 신데 아직 자고 있어?'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을 때야' '밥 먹을 때만이라도 휴대폰 좀 내려놔라' '나이 들면 다 이해하게 될 거야'….
이 책의 목차 일부입니다. 아마도 이런 말은 10대 청소년에게 익숙할 거예요. 10대 자녀와 부모의 갈등을 다룬 책이냐고요? 맞아요. 저자 딘 버넷은 뇌와 신경계를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뇌 과학의 관점에서 부모와 10대 자녀의 갈등을 파헤치고, 이들이 사이좋게 공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저자는 자녀와 부모 갈등의 원인을 '뇌'에서 찾고 있습니다. 부모는 10대 자녀에게 "왜 이렇게 잠을 많이 자고 늦게 잠자리에 드느냐"고 야단을 치고는 하지요.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바른 생활이라고 조언을 하면서 말이에요.
하지만 대부분의 10대는 부모님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오래 잡니다. 왜 그럴까요? 작가는 이런 현상이 연령 차이에 따른 뇌의 특성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람이 자는 동안 뇌는 쉬지 않습니다. 온종일 뇌에서 발생한 화학 쓰레기를 치우고, 받아들인 기억과 정보의 조각을 연결하느라 뇌 세포는 밤새 바쁘다고 해요. 더구나 10대의 뇌는 급속한 변화를 겪는 시기여서 어른의 뇌보다 훨씬 더 분주하대요. 저녁 시간이 되면 뇌의 송과체라는 영역이 멜라토닌을 분출하는데요. 몸에 멜라토닌이 증가할 때, 사람은 피곤을 느끼면서 긴장을 풀고 잠들 준비를 한다고 해요.
흥미로운 점은 성인과 10대의 멜라토닌 수치가 높아지는 시간이 다르다는 거예요. 어른은 오후 10시쯤에, 10대는 새벽 1시쯤에 멜라토닌 수치가 높아집니다. 10대가 부모보다 더 오랜 시간 잠을 자고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은 뇌의 특성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거예요. 이 책에서 저자는 10대의 올바른 수면 습관을 설명하고, 부모님과 갈등을 줄이는 의사소통 방법까지 조언하고 있답니다.
이외에도 이 책은 10대가 왜 휴대폰에 집착하고, 방 청소를 부지런히 하지 않는지, 학교생활에서 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을 뇌 과학의 시선으로 살펴봅니다. 10대의 이런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이 책은 여러 매력을 지녔어요. 10대의 일상을 표현한 유머러스한 만화, 친근한 문체, 지루할 틈 없는 다채로운 편집 디자인…. 이는 책이 10대를 위한 책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줍니다. 부모님과 함께 읽는다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