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특수 세포 6000여 개로 전기 만들어… 주변 생물 마비시켜 잡아먹죠
입력 : 2022.06.01 03:30
전기뱀장어
- ▲ /위키피디아
기다란 몸뚱이 때문에 뱀장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전기뱀장어는 뱀장어 무리에 속하지 않고 잉어나 메기에 더 가까운 종류예요.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강과 오리노코강 등이죠. 길이 2m까지 자라는 큰 물고기인데, 비늘 없이 기다란 몸통의 80% 가까이가 꼬리 부분이래요.
이 꼬리 부분에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發電)기관이 있는데요. 위쪽에 두 곳, 아래쪽에 한 곳 등이 있어요. 마치 개구리알을 감싸고 있는 물질처럼 끈적끈적하고요. 이곳에는 전기를 만들어내는 특수 세포가 6000여 개 있대요. 여기서 600~800볼트의 전기를 만들어 주변에 있는 작은 물고기나 개구리, 수생생물을 마비시킨 다음 날름 잡아먹어요. 또 자신을 노리고 접근하는 천적들에게 전기 충격을 줘서 떨쳐낼 수도 있죠.
발전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 기관은 앞쪽에 몰려 있는데요. 전기뱀장어의 등에는 지느러미가 아예 없어서 재빠르게 헤엄치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살아가는 곳도 주로 물이 고여 있거나 물살이 거의 없는 곳이죠. 시력도 다른 물고기보다 좋지 않대요. 대신 꼬리 끝에서 약한 전기를 내보내 먹이나 천적의 위치를 파악하죠. 다른 물고기들처럼 아가미만으로 온전히 숨을 쉬기가 힘들어서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고 공기 호흡도 해줘야 해요.
전기뱀장어가 살아가는 지역은 비가 많이 오는 우기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물이 부족한 건기에 따라 다른데요. 번식은 건기에 한대요.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우기를 알리는 큰비가 내릴 때까지 새끼들을 지켜줘요.
사람이 전기뱀장어에 감전돼서 죽거나 다치는 일은 좀처럼 없대요. 하지만 언제든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전기뱀장어를 기르는 수족관에서는 자칫 관리자들이 감전당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한다고 해요.
전기뱀장어 외에도 이렇게 몸에서 전기를 만들어내 사냥 등을 하는 물고기가 또 있는데요. 아프리카의 나일강 등에 사는 전기메기는 몸에서 최대 400볼트의 전기를 만들어낸대요. 큰 바다를 헤엄치는 가오리 중에도 몸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무리가 있어요. 이 중 덩치가 큰 종류는 200볼트까지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