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외모 콤플렉스 빠져 살던 사춘기 소녀… "너 자체로 좋아" 소년 말에 치유됐죠
똥두
국무영 지음 l 출판사 비룡소 l 가격 1만6000원
이 책은 국무영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만화입니다. '똥두'는 열다섯 살 동두희의 별명이에요. 친구들이 이름의 앞 두 글자 '동두'를 따서 '똥두'라 부르며 놀렸어요. 두희는 이 별명을 싫어합니다. 사춘기를 맞은 두희는 별명뿐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못마땅해요. 툭하면 서로 싸우는 엄마와 아빠의 딸로 태어난 것도, 부모님이 오빠보다 딸인 자신에게 집안의 자잘한 일을 더 많이 시키는 것도 불만이에요.
두희의 가장 큰 불만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외모입니다. 두희는 자기 얼굴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비극'이라 여겼어요. 예뻐지고 싶었지요. 부모님에게 성형 수술을 받게 해 달라 조르기도 하고, 착하게 살면 예뻐진다는 말을 주위에서 듣고는 한동안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기도 해요.
두희는 동네에서 우연히 변기동이라는 또래 남학생을 알게 돼요. 기동이는 두희와는 유형이 다른 사람이었어요. 두희는 화난 얼굴로 자기 혐오에 빠져 지냈다면, 기동이는 웃는 얼굴로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대해주는 사람이었죠.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를 보면 뒤에서 밀어주고, 동네 고양이 밥을 잊지 않고 챙겨줍니다.
사실 기동이는 혼자 사는 거나 다름없어요. 엄마는 병을 앓다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일을 하느라 주로 베트남에 있거든요. 기동이는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천장 사진을 찍어요. 투병 생활을 하느라 자리에 누워 있던 엄마가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했던 곳이 아마 천장이었겠죠. 기동이는 엄마의 눈길이 오래 머물렀던 천장 사진을 매일 찍어요. 타인에게는 의젓한 모습을 보이지만, 꿈에서 엄마를 만나면 "엄마, 엄마"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외로운 아이였어요.
어느새 두희와 기동이는 서로 좋아하게 됩니다. 기동이가 두희를 좋아하는 이유는 '웃는 모습이 예쁘다' '힘이 세다' '싸움을 잘한다' '꾸밈이 없다' 등이었어요. 무엇보다 두희가 두희라서 좋다고 하네요. 두희는 기동이를 만나고 나서야 '내가 나인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긍정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가족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어요. 기동이도 두희가 있어서 외로움을 덜 수 있었지요.
기동이가 아버지를 따라 베트남에 가며 둘은 헤어집니다. 요란한 열다섯 살에 만난 기동이와 두희는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추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지금 열다섯 살을 살고 있는 이에게도, 열다섯 살을 한참 지나온 이에게도 따뜻한 웃음을 선물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