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고양이 눈으로 관찰한 명화의 세계… 자세히 보면 색다른 아름다움 있어요
그림 좀 아는 고양이 루이
의자 지음 l 출판사 한솔수북 l 가격 1만3000원
루이는 연한 갈색 털과 예쁜 줄무늬를 가진 고양입니다. 루이의 몸무게는 9.9㎏이고 키(몸길이)는 1m예요. 루이는 눈을 뜨자마자 이리저리 방안을 돌아다닌답니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은 루이는 가만히 있는 것을 제일 싫어해요. 고양이 루이에겐 특별한 취미가 있답니다. 바로 그림 감상이에요. 장난꾸러기 루이는 온종일 그림을 감상하며 혼자서 재미있게 놀아요. 루이가 사는 집은 멋진 그림들로 가득해요.
이 책은 집사가 집을 비운 사이 고양이들은 무얼 하며 하루를 보내는지, 고양이의 일상을 화가의 독특한 상상과 시선으로 담아낸 그림책이에요. 통통한 몸집에 부드러운 갈색 털을 가진 고양이 루이는 작가가 생활했던 뉴욕의 예술가들이 키우는 고양이 중 하나였지요.
오전 10시 30분. 나무 침대와 커다란 책상이 있는 방 안에 물감과 붓, 도화지와 마르지 않은 팔레트가 놓여 있어요. 누군가 밤새도록 그림을 그렸나 봐요. 벽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15송이 해바라기가 있는 꽃병'이 있네요. 루이와 함께 사는 사람은 그림을 무척 좋아하나 봐요. 이번에는 거실에서 놀아볼까요. 빨간 소파에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그림책이 보이네요. 바닥엔 의자 작가가 그린 '사막의 농부'도 있어요. 거실을 나온 루이는 어느새 정원을 뛰어다녀요. 나무와 풀, 꽃과 작은 샘이 있는 정원에는 까만 고양이 친구가 가끔씩 루이를 찾아오지요.
루이가 작은 문을 발견했어요. 이곳은 앙리 마티스의 그림들로 가득해요. '흐르는 머리' '분홍빛 누드' '붉은 물고기와 고양이'…. 루이는 그림 감상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지요.
하지만 이곳에만 온종일 머물러 있을 루이가 아니랍니다. 햇볕이 오랫동안 비치는 커다란 창문이 있는 방에는 루이가 좋아하는 또 다른 그림이 있거든요. 피터 클라스 존의 '바니타스 정물', 오시아스 베르트의 '꽃 정물화'를 감상할 때면 장난꾸러기 루이도 명상하는 고양이가 된답니다.
작가는 고양이 루이를 통해 그림을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화가들의 인생과 그림 철학을 들려주고 싶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그림 그리는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의자 작가는 "그림을 통해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어요.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등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멀찍이 쳐다볼 수도 있지만, 호기심 많은 루이처럼 상상하고 놀고 즐기며 다가가는 그림 감상법도 있답니다. 고양이 루이를 따라가다 보면 그림과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