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미얀마 코끼리와 영국 청년의 만남… 전쟁 속 서로를 지켜주며 우정 나눠요
반둘라
윌리엄 그릴 지음 l 이정희 옮김 l 출판사 찰리북 l 가격 1만8000원
이 책을 쓰고 그린 윌리엄 그릴은 영국 출신의 그림책 작가예요. 자연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죠. 그는 어느 날 중고 서점에서 우연히 '엘리펀트 빌'이라는 책을 발견해요. 영국이 식민지를 점령하고 있던 시절 벌어진 감동적인 실화를 다룬 책이었어요. 버마는 미얀마의 옛 이름으로, 윌리엄스 대령은 그곳의 정글에서 코끼리를 훈련시켜 벌목을 하던 사람이에요. 25년이나 코끼리들과 함께 지내 별명도 '엘리펀트 빌(코끼리 빌)'이었죠.
그런데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일본군이 미얀마의 밀림으로 공격해 왔어요. 인도를 침략하는 데 필요한 다리와 철도를 만들기 위해 코끼리들을 몰수할 계획이었던 거예요. 사랑하는 코끼리들을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알았을 때, 엘리펀트 빌은 친구들과 함께 45마리의 코끼리를 탈출시키려는 계획을 세워 인도로 향하죠.
이 아름답고도 놀라운 모험 이야기가 바로 '반둘라'의 배경이에요. 봄베이(뭄바이의 전 이름) 버마 무역 회사에서 일하게 된 한 영국 청년이 미얀마 정글로 발령을 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돼요. 그곳에서 윌리엄은 코끼리들이 달빛 아래에서 풀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들의 평화로움을 마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윌리엄은 열대지방의 풍토병인 말라리아에 걸려 쓰러져요. 바로 그때 코끼리 반둘라가 나타나 그를 업고 치료소로 데려다 준 덕분에 윌리엄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죠. 반둘라는 미얀마 정글에서 목재 나르는 일을 하는 코끼리예요. '우지'는 이런 코끼리의 훈련을 맡은 사람을 뜻하는 말인데요. 반둘라는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지는 못하지만, 다행히도 채찍질 대신 사랑으로 코끼리를 돌보는 착한 우지 포 토케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윌리엄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얀마의 정글에 일을 하러 왔다가 이들을 만난 거예요.
어릴 적부터 동물과 자연을 좋아했던 윌리엄은 그들의 지혜와 우정, 평화로운 소통과 교감에 감동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해요. 다른 영국인들을 설득해 코끼리 병원을 세우고, 동물을 학대하지 않으면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애를 써요. 그러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엘리펀트 빌이 실제로 겪었던 바로 그 일이 벌어지죠. 반둘라와 윌리엄은 어린이·여성과 다른 모든 코끼리를 함께 구하는 탈출을 시도해요. 이들은 과연 탈출에 성공했을까요? '반둘라'는 서로를 구한 반둘라와 윌리엄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