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있는 세계사] 불가사의 건축물… 정교한 古代 공법 숨어있어요

입력 : 2022.03.30 03:30

세계의 거대한 돌 구조물

①남태평양 외딴섬에 있는 모아이는 기형적으로 긴 귀에 긴 얼굴을 가진 석상으로 양손을 배 앞으로 모은 채 우뚝 서 있어요. 크기가 가장 작은 것은 3.56m, 가장 큰것은 20.65m에 달해요. ②영국 잉글랜드의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거대한 돌 건축물 스톤헨지는 기원전 2800년~기원전 1100년쯤까지 총 세 번의 시기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추정돼요. ③쿠푸왕의 피라미드는 폭 233m·면적 5만586㎡·높이 144m가 넘어요. /위키피디아
①남태평양 외딴섬에 있는 모아이는 기형적으로 긴 귀에 긴 얼굴을 가진 석상으로 양손을 배 앞으로 모은 채 우뚝 서 있어요. 크기가 가장 작은 것은 3.56m, 가장 큰것은 20.65m에 달해요. ②영국 잉글랜드의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거대한 돌 건축물 스톤헨지는 기원전 2800년~기원전 1100년쯤까지 총 세 번의 시기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추정돼요. ③쿠푸왕의 피라미드는 폭 233m·면적 5만586㎡·높이 144m가 넘어요. /위키피디아
최근 남태평양 이스터섬에 있는 거대한 석상 '모아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요. 1250~1500년 현지 라파누이족(族)이 최대 80t까지 나가는 이 석상을 18㎞ 정도 떨어진 곳으로 옮겨 세웠는데요.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는 지난 1일 "모아이가 흔들거리며 걷는 방식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로봇이 규명했다"고 밝혔어요. 지금까지 이 거대한 석상을 어떤 방식으로 이동시켰는지가 미스터리로 남아있었어요. '통나무 여러 개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석상을 올린 뒤 굴려 옮겼다'는 등의 추측이 있었지만, IEEE는 "석상 모형에 밧줄을 감고 오른쪽과 왼쪽에 줄을 각각 늘어뜨린 뒤 차례로 잡아당기며 석상을 돌려 흔들면서 이동시켰다"는 분석을 내놓은 거지요. 세계 곳곳에는 모아이 석상처럼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거대한 건조물이 있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조상 영혼 담겼다"는 모아이 석상

남태평양 외딴섬에 있는 '모아이'는 기형적으로 긴 귀에 긴 얼굴을 가진 석상으로 양손을 배 앞으로 모은 채 우뚝 서 있어요. 크기가 가장 작은 것은 3.56m, 가장 큰 것은 20.65m에 달해요. 석상이 있던 섬은 1722년 태평양을 항해하던 네덜란드 탐험가 야코프 로헤베인이 발견했어요. 그는 이곳을 발견한 날인 부활절(Easter)의 이름을 따 '이스터섬'이라 칭했어요.

발견 당시 모아이 석상은 얼굴과 상체 일부만 드러나 있었어요. 그런데 석상이 박혀 있는 땅 밑을 파 내려가니 약 9m 아래까지 박힌 나머지 돌의 부분까지도 조각돼 있었어요. 초기에 만들어진 모아이 석상이 사람과 비슷한 중소형의 크기인 것과 다르게, 후기 석상은 전체적으로 커져 있었고요. 후기 석상에는 붉은 암재로 만든 머리 돌도 얹혀 있었는데, 이는 현지인들이 '푸카오'(pukao)라고 부르는 붉은 모자를 형상화한 것이었어요.

석상의 몸체를 이루는 응회암은 섬 동쪽의 라노 라라쿠 화산이나 서쪽의 채석장에서 채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800개가 넘는 석상을 조각하려면 적어도 5000명 이상의 노동력이 필요했다고 해요.

과거 사람들이 이 거대한 석상을 먼 거리까지 이동시킨 비결은 차츰 풀리고 있지만 이 석상을 왜 만들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현재 이스터섬에 사는 원주민들은 석상에 조상의 영혼이 담겨 있다고 믿고 있는데요. 부족의 숭배 대상이었다는 설, 부족의 위엄을 나타내는 상징물이었다는 설 등 여러 주장이 있어요. 야자수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섬이 발견 당시 황무지에 가까운 모습이었던 이유도 베일에 싸여 있답니다.

원형으로 세워진 거대한 돌기둥

영국 잉글랜드의 솔즈베리 평원에도 거대한 돌 건축물이 있습니다. 바로 '스톤헨지'예요. 스톤헨지는 기원전 2800년~기원전 1100년쯤까지 총 세 번의 시기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돌 30개를 둥그렇게 세워 만든 지름 98m의 바깥 원을 '셰일 서클', 안쪽에 탑 5개를 말굽형(U자 모양)으로 세운 원을 '블루스톤 서클'이라고 부릅니다.

이 중 말굽형으로 세워진 돌들은 각각 곧게 선 두 돌 위에 한 개의 돌을 얹은 모양으로 '삼석탑'이라고 불러요. 스톤헨지라는 명칭은 고대 영어로 '위에 올려놓은 돌'을 의미하는데, 삼석탑의 모양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스톤헨지에 세워진 돌은 최대 50t으로 내부 원형을 건축하는 데만 7년 정도 걸리고, 200만명의 노동력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돼요. 돌의 일부는 이곳에서 북쪽으로 25㎞ 정도 떨어진 곳에서 옮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많은 바위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웨일스의 프레슬리산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프레슬리산에서 스톤헨지까지 돌을 운반하려면 육지와 강을 지나 총 380㎞에 달하는 거리를 옮겨야 한다고 해요.

발견 초기 스톤헨지는 고대 켈트족이 종교 의식에 쓰려고 만든 것으로 여겨졌는데요. 이후 스톤헨지 입구와 블루스톤 서클이 향하는 방향이 하지·동지의 일출·일몰 방향과 일치한다는 이유로 "작물과 파종, 수확 시기를 알려주는 계절 시계"라는 설이 널리 퍼졌어요. 이 외 스톤헨지가 죽은 사람을 기억에 남기고 매장하는 묘지 역할을 했다는 설, 질병을 치료하려는 환자들의 순례지였다는 설 등도 제기됐지만 아직 정확한 용도는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700만t에 이르는 고대이집트왕의 무덤

이집트 피라미드는 기원전 2800년쯤부터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졌어요. 수천 개의 피라미드 중 기자 지구에 있는 피라미드 3개(쿠푸왕·카프레왕·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가 제일 유명해요.

이 중 가장 큰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폭 233m, 면적 5만586㎡, 높이 144m가 넘어요. 총 260만장의 벽돌이 사용됐고 전체 무게는 700만t에 이른다고 합니다. 피라미드의 북쪽은 세계 표준시의 기준이 되는 장소인 영국 런던 그리니치 천문대의 '자오선(子午線·지구 경도의 원점) 건물'보다도 정확하게 북쪽을 가리킨대요.

고대이집트인들은 삶이 사후 세계를 준비하는 짧은 순간이라고 여겼어요. 그리고 자신들의 영혼이 이집트 제일 신인 오시리스의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믿었어요. 이곳에 들어가려면 육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시신을 썩지 않게 미라로 만들어 보석과 함께 마지막 집(무덤)에 보관했어요.

이들은 몰려드는 야생동물과 도둑들에게서 시신과 보석을 지키려 무덤 위에 석탑을 쌓기 시작했고, 부자들은 경쟁적으로 높은 탑을 쌓으려고 했죠. 그래서 피라미드는 '이집트 왕족이 사후에 영원히 평화롭고 부유하게 지내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세워진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일반적이에요. 왕이 죽은 뒤 하늘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그러나 정작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이라고 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대요. 왕들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고, 그들이 피라미드를 건설했다는 역사 기록도 없어요.

이 때문인지 '기자의 세 피라미드가 오리온벨트라고 불리는 별 3개와 동일한 배치 선상에 세워져 있다'는 점을 근거로 파라오가 여행할 하늘의 별자리를 지상에 구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어요. 완벽히 동쪽을 향하고 있는 스핑크스의 몸체가 하늘의 문을 지키고 선 수문장 별자리인 사자자리를 향하고 있다는 점도 이 주장에 힘을 실어줬고요.

피라미드를 건축한 목적이 무엇이었든 고대이집트인들이 동서 방위를 완벽하게 계산하고 수준 높은 천문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답니다.


[고대의 거석문화]

인간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거대한 돌로 구조물을 만들어 숭배하거나 무덤으로 이용하는 문화를 거석(巨石)문화라고 합니다. 거석문화 유적지는 세계 각지에 분포돼 있는데요. 볼리비아의 수도 수크레에 있는 고대 유적지 티아우아나코에는 높이 3m·폭 3.75m·무게 100t에 달하는 문 형태의 석조 건축물이 있습니다. 매년 9월 21일 새벽이면 여명의 빛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문의 중앙을 비춘다고 해서 '태양의 문'이라고 불려요. 프랑스 브르타뉴반도의 드넓은 평원에는 기원전 5000년쯤 세워진 2900개의 돌 무리가 늘어서 있는데, 돌이 향하는 방향이 하지 때 태양이 뜨는 방향과 일치한답니다.

정효진 양영디지털고 역사 교사 기획·구성=조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