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친구와 화해할 때, 험담 들었을 때… 학교생활에서 갈등 푸는 법 알려줘요

입력 : 2022.03.24 03:30

예의 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

[재밌다, 이 책!] 친구와 화해할 때, 험담 들었을 때… 학교생활에서 갈등 푸는 법 알려줘요
김원아 지음 l 출판사 사계절 l 가격 1만3000원

어른들의 눈으로 초등학생의 교실을 보면 늘 왁자지껄 재미있는 일만 벌어지는 명랑한 동화 나라처럼 보일 거예요. 하지만 교실도 엄연히 하나의 사회예요. 아이들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끼기도 해요.

학교에는 다양한 성격을 가진 아이들이 모입니다. 교실 안에서 우리 아이들은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아집니다. 아이들로서는 처음 경험하는 관계의 갈등을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어요. 허락 없이 내 물건에 손을 대는 아이, 험담을 하는 아이…. 이런 교실에서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은 그에 대한 답을 알려줘요. 어린이를 위한 인간관계 실용서라고도 할 수 있죠. 현직 교사로서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초등학생들을 지켜본 김원아 선생님이 쓴 책이에요. 그래서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에 아이들은 쉽게 공감할 수 있어요.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과 해결책들도 매우 현실적이에요. 가령 싸운 친구와 화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렇게 조언하네요. "사과를 먼저 하는 건 아주 어렵고도 멋진 행동이야. 막상 사과하려니 친구의 잘못도 신경이 쓰이지? 그런데 사과를 할 때는 네 잘못만 말하는 게 좋아." 먼저 사과를 할 때는 "나도 잘못했지만, 친구도 잘못했거든"이라는 식으로 따지지 말라는 깨알 같은 조언도 잊지 않습니다.

저자는 슬기롭게 말하는 원칙을 3단계로 정리해서 알려줘요. 첫째는 '일어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라고 해요. 특히 부정적인 감상을 뺀 자신의 느낌과 일어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내 말을 듣게 될 친구의 입장이 돼서 한 번 생각해보고, 기분이 상할 수 있는 말은 되도록 하지 말라는 거죠.

두 번째 단계는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에요. 자기 생각만 옳다고 우기지 말라는 거예요. 사람들은 각자 생각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생각을 표현할 때는 '나'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좋다고 해요. "내가 보기에는" "내가 알기로는"…. 이런 요령으로 말하면 친구도 '네 생각은 그렇구나'하고 이해할 거라네요.

세 번째 단계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부탁하기'예요. "넌 이렇게 해야 해"처럼 명령하듯 말하지 말고, "네가 ~을 해주었으면 좋겠어"하고, 부드럽지만 정확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주네요. 아이들이 자존감을 지키면서도 인간관계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책이랍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