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줄기 끝에서 90도로 꺾여 피는 꽃… '입학식 꽃다발'로 유명하대요
입력 : 2022.03.07 03:30
프리지어
- ▲ /위키피디아
프리지어는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근처가 원산지인 '알뿌리' 식물입니다. 알뿌리는 한자어로 구근(球根)이라고 하는데, 알처럼 생긴 뿌리를 뜻해요. 양분을 많이 저장해 비대해진 땅속의 저장 조직이죠. 튤립·수선화 등에서 이런 특징이 나타나는데요. 양파나 마늘도 알뿌리랍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양파나 마늘의 가는 뿌리는 땅에 알뿌리를 고정해 양분을 흡수하는 용도예요.
알뿌리는 다음 해에 싹을 틔우기 위한 싹눈을 뿌리 안쪽에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양파나 마늘처럼 프리지어의 알뿌리도 채취한 후 물이나 흙에 심으면 다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수 있답니다.
프리지어라는 명칭은 식물학자인 프리드리히 프리즈의 이름을 따서 1866년 처음 기록됐어요. 프리지어는 붓꽃과에 속하는 비슷한 모습의 여러 꽃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인데요. 가장 유명한 프리지어는 이 중에서도 '굴절(refracta)'이라는 학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프리지어 꽃대는 줄기 끝에서 거의 직각으로 꺾인 채 옆으로 길게 나기 때문인데요. 꽃대 위에는 꽃들이 10개 정도 무리를 지어 나고, 줄기에 가까운 부분의 꽃부터 하나씩 피지요.
그래서 프리지어 꽃다발을 관찰해보면 줄기 끝에 한두 송이 나는 꽃과는 달리 활짝 핀 꽃 사이로 녹색 꽃대와 꽃봉오리가 여기저기로 뻗어 나온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프리지어는 노란색 꽃을 피운다고 알려져 있지만, 발견 이후 하얀색·보라색 등 여러 색깔 꽃을 피우도록 개량돼 왔어요. 우리나라는 이렇게 개량된 외국 품종을 들여와 기르다가 2000년 이후부터 자체 품종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현재는 레몬색·주황색 등 다양한 국내 품종이 있답니다.
통상 프리지어는 2월 말부터 3월 초에 볼 수 있는 꽃으로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특수한 방법으로 한겨울부터도 꽃을 피우도록 할 수 있답니다. 개화 시기를 앞당기는 '촉성 재배'를 이용하는 거예요.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식물에도 일시적으로 활동성을 낮춰 양분 손실을 극소화하는 '휴면 상태'가 있는데요. 주로 지나치게 추운 환경 등 조건이 생육에 적합하지 않을 때 일어나요. 이런 상태의 알뿌리를 고온 처리 등으로 깨우고, 이후 온도와 물 빠짐을 관리하면 이르면 11월부터 꽃이 피어나요. 이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개월가량 프리지어 꽃을 볼 수 있게 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