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건축·디자인 이야기] 캐나다는 단풍잎, 호주는 캥거루… 모양만 봐도 국적 알 수 있어요

입력 : 2022.02.15 03:30

항공사 로고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최근 대한항공이 특허청에 새로운 로고에 대한 상표권 특허를 출원했대요.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이 합병에 성공한 후 사용할 통합 브랜드 로고를 마련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는데요. 1984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기존 대한항공 로고 <왼쪽 사진>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조화를 이루는 태극무늬에 프로펠러 형상을 결합한 형태예요. 대한항공이 특허 출원한 디자인은 하나의 남색 선으로만 태극무늬가 그려진 모습이랍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초대형 항공사를 '플래그 캐리어(Flag carrier·주력 항공사)'라고 불러요. 항공사 상징이 되는 로고도 대부분 해당 국가와 밀접하게 연관돼요. 로고를 보자마자 어느 나라의 항공사인지 알아챌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에어캐나다'입니다. 캐나다는 국기에 붉은 단풍잎이 그려져 있는데요. 에어캐나다<오른쪽 사진>의 로고 또한 붉은 단풍잎이랍니다.

동물을 사용하기도 해요. 호주의 콴타스항공은 국가의 상징 동물을 로고로 삼았어요. 바로 캥거루입니다. 호주에만 서식하는 캥거루는 호주의 국가 상징에 공식적으로 포함돼 여권 디자인에서도 보일 정도예요. 붉은색 바탕에 하얀색 캥거루를 그려 넣고 긴 다리와 꼬리를 늘씬한 곡선으로 강조했는데, 그래서인지 이 항공사는 '날아다니는 캥거루'라는 별명으로도 불립니다.

중동의 석유 부국인 카타르의 국영 항공사 카타르항공도 국가의 상징 동물인 '아라비아 오닉스'를 로고로 쓰고 있어요. 아라비아 오닉스는 아라비아반도 사막 지대에 서식하는 영양(羚羊)의 일종인데요. 동물과 문구의 색 또한 국기 색인 어두운 버건디 색상을 적용했답니다.

새는 하늘을 나는 이미지 때문에 전통적으로 항공사 로고에 두루 쓰여요. 싱가포르항공은 싱가포르 민간에서 전래되는 이야기 속 상상의 새 '크리스'를 로고로 쓰고 있어요. 우리가 학이라고 부르는 두루미는 행운의 상징이자, 굉장히 먼 거리를 왔다 갔다 해도 지치지 않는 강인함 덕분에 항공사 로고로 많이 사용된답니다.

로고에 비전을 담기도 합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일본항공은 1951년 설립 이후 전통 문양인 '쓰루마루(鶴丸)'라는 로고를 써 왔어요. 날개를 활짝 편 두루미의 모습을 둥그런 원과 붉은색을 통해 현대적으로 풀어낸 모습인데요. 2003년 잠시 일본항공의 영문 약어인 'JAL' 글씨에 붉은색과 은색의 곡선을 결합한 로고로 바꿨다가, 2010년 파산해 법정 관리에 들어가며 이듬해 다시 로고를 쓰루마루로 바꿨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전성기를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해요.

전종현 디자인 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