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몸무게 최대 700㎏, 호랑이보다 무거워… 물풀 뜯으러 자맥질도 해요

입력 : 2022.02.09 03:30

말코손바닥사슴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숲이 울창한 캐나다 도로 곳곳에는 동물이 다니니 운전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이 있어요. 그런데 한 동물에 대한 주의 표지판이 곧 확 바뀐대요. 말코손바닥사슴<사진>이죠. 현재 표지판의 모양이 너무 털북숭이처럼 돼 있어 한결 날렵한 디자인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거예요.

다 자란 말코손바닥사슴 수컷의 머리 몸통 길이는 3m가 넘어요. 어깨높이는 2.4m, 몸무게는 최대 700㎏에 육박하죠. 지구상에서 가장 큰 사슴이랍니다. 호랑이의 평균 몸무게(200㎏)보다 무거운 셈이죠. 다른 사슴들과 생김새도 달라요. 얼굴의 코 부분은 말처럼 길쭉하고 윗입술은 늘어져 있죠. 수컷에게 나는 뿔도 손바닥과 비슷한 모양으로, 다른 사슴들이 주로 나뭇가지 모양의 뿔을 갖고 있는 것과 달라요. 북아메리카와 북유럽·시베리아의 울창한 숲과 강·호수 근처에서 살아가요.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지만 수영과 잠수 실력이 아주 뛰어나요. 나뭇가지와 나뭇잎뿐 아니라 물풀도 즐겨 먹는데, 물풀을 뜯으러 자기 어깨높이보다 훨씬 깊은 5m 깊이 물속으로 자맥질도 곧잘 한답니다. 호수나 강가에서 최대 20㎞까지 헤엄칠 수도 있대요. 몸에 달라붙는 벌레들을 떼어내기 위해 물속으로 자주 들어가지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별도로 주의 표지판을 만들거나 대처법을 안내해야 할 정도로 말코손바닥사슴이 사람과 마주치는 일이 종종 일어나요. 특히 한 살 정도밖에 되지 않아 숲속 지리를 잘 모르는 어린 사슴들이 무작정 마을 복판까지 들어오는 일도 일어나죠. 말코손바닥사슴은 조용하고 숨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보통은 사람을 피해가지만, 짝짓기 철이나 새끼를 기를 때는 매우 성격이 예민해져서 공격적으로 변할 수도 있대요. 수컷 말코손바닥사슴의 뿔은 최대 1m가 넘게 자라는데, 가을 짝짓기 철이 끝난 뒤 12월에 빠졌다가 이듬해 봄에 새로 돋아나요. 경쟁자 수컷들과 싸움을 할 때 무기가 되죠.

다 자란 말코손바닥사슴을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은 거의 없어요. 주로 몸집이 작은 새끼나 늙고 병든 사슴이 곰이나 늑대의 공격을 받죠. 무서운 천적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생충이래요. 아메리카대륙에 사는 또 다른 사슴인 흰꼬리사슴의 몸에 살고 있는 기생충이 말코손바닥사슴에 옮겨 붙으면 아주 심각한 피부병을 유발한대요. 그래서 두 종류의 사슴이 같이 사는 지역에서는 말코손바닥사슴의 숫자가 확연히 줄어든대요.

스포츠팀 등의 마스코트로도 인기가 많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1990년 4월 첫선을 보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마스코트 '매리너 무스'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