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솜사탕향 계수나무·만개한 벚나무… 나무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아름답지요

입력 : 2021.12.30 03:30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재밌다, 이 책!] 솜사탕향 계수나무·만개한 벚나무… 나무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아름답지요
김선남 지음 l 출판사 그림책공작소 l 가격 1만6000원

나무는 늘 한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요. 하지만 매 계절 푸른 잎사귀를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죠. 잎을 떨어내 앙상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요. 늘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한편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면서 온 세상의 풍경을 다르게 만들어요. 대단하지 않은가요?

그림책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의 모습을 우리에게 소개합니다. 책 속에 적힌 문장은 간결해요. "우리 동네엔 나무가 참 많아.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꽃이 펴서 알았지" 같은 식이에요. 벚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벚나무였다는 걸" 딱 한 문장만 적기도 해요. 벚나무만의 개성이 꽃에 있다는 사실을 그림으로 알려주는 거예요.

이 책에는 총 일곱 종류의 나무가 등장합니다. 작가는 모든 나무를 설명할 때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라는 문장을 반복해요.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치 리듬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읽는 느낌이 들지요.

짧은 문장에도 불구하고, 나무에 대한 풍성한 설명을 들은 듯한 느낌이 들어요. 작가가 예민한 관찰력으로 각 나무의 특징을 잡아내 설명하기 때문이에요. 이른 봄, 부채 모양 연초록 싹이 나오면 은행나무고요, 하트 모양 잎이 달린 나무에서 솜사탕 향기가 나면 계수나무라는 거예요. 참나무를 두고는 '다람쥐네 도토리밭'이라고 소개하네요. 이 외에도 감나무와 구상나무, 느티나무도 등장하죠.

작가는 왜 평범한 나무들을 소개했을까요? 화려하고 특별한 나무도 많을 텐데 말이에요. 아마 작가는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에게 그저 나무 이야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던 모양이에요. 교훈이 될 만한 내용도 담고 싶었나 봐요.

"우리 동네엔 나무가 참 많아." 이 책에 적힌 마지막 문장이에요. 이는 책의 첫 문장과 같아요. 책을 읽고 나면 같은 문장인데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책장을 넘기며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의 특징과 개성을 알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관심이 생기게 되고요.

이처럼 나무들은 각자 저마다의 모습으로 아름다워요. 이런 나무가 모여 아름다운 숲을 만들고요. 사람도 이와 같아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