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24] '양수겸장'과 '동고동락'

입력 : 2021.12.29 03:30
[예쁜 말 바른 말] [224] '양수겸장'과 '동고동락'
*최근 동해시가 무릉 복합 체험 관광 단지를 선보이면서 바다와 계곡 양수겸장형 액티비티 관광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제작진이 "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작품이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에요. 여기에 쓰인 사자성어는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것들이에요. '양수겸장(兩手兼將)'은 원래 장기에서 두 말이 한꺼번에 장을 부를 때 쓰는 말이에요. 그런데 일상생활에선 양쪽에서 동시에 하나를 노리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관료들이 권력을 행사하면서 동시에 이권도 취한다면 '양수겸장을 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양수겹장'이라고 잘못 쓸 때가 많아요. 아마도 '둘'을 뜻하는 '양(兩)'자가 포개지거나 거듭된다는 '겹'을 연상시키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동고동락(同苦同樂)'은 괴로움도 즐거움도 함께하는 걸 말해요. 예를 들면 "그 부부는 평생의 동반자로 오십여 년 동안 동고동락해 왔다"와 같이 쓰지요. 그런데 '동거(同居)'라는 말이 익숙한 데다가 '동고'보다 '동거'가 발음하기도 쉽고, 예능 프로그램 '동거동락(同居同樂·합숙소에서 함께하는 맴버들이 매주 한 명씩 탈락자로 선정되고 최후에 살아남는 1인이 상금을 획득하는 프로그램)'에 이어 상업적 주거 플랫폼이나 평생 학습 프로그램 이름 등으로 쓰이고 있어서인지 '동고동락'을 '동거동락'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꽤 있는 듯해요. 그러나 '동거동락'은 게임에 붙은 이름일 뿐 사자성어가 아니랍니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