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50년 전 소매치기 날뛰던 극장가… 하루 300만명 오가는 뉴욕 상징 됐죠

입력 : 2021.12.28 03:30

타임스스퀘어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볼드롭(Ball drop)' 행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로 대폭 축소된다고 해요.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는 1만5000명만 입장할 수 있고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당초 예년 규모로 크게 열 예정이었지만, 뉴욕시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내린 조치라고 해요.

'볼드롭'은 매년 12월 31일 타임스스퀘어에서 진행된 새해맞이 행사예요. 이날 오후 6시부터 각종 공연 등이 진행되다가 자정이 되기 1분 전에 '원(one) 타임스스퀘어 빌딩'에 있는 거대한 공이 카운트다운과 함께 내려오며 새해가 시작되는 걸 알려요. 1907년에 시작해 100년 넘게 진행해 온 전통적인 행사랍니다.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도 세계적 스타들이에요.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인기를 끈 가수 싸이가 한국인 최초로 공연했고, 2019년에는 방탄소년단(BTS)이 공연을 하면서 진행자와 함께 새해를 맞이했어요.

화려한 새해 행사로 유명한 타임스스퀘어는 세븐스 애비뉴와 브로드웨이가 교차하는 일대를 말해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관광지 중 하나로,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시작점이기도 하죠.

타임스스퀘어는 뉴욕의 성장과 함께 발전했어요. 본래 이름은 '롱에이커 스퀘어'로 19세기 후반에는 말 거래업자, 마구간, 마차 등으로 붐빈 곳이죠. 그러다 1899년 극장이 생기면서 브로드웨이 공연 문화가 시작됐고 극장·상점·음식점·술집 등이 집중되면서 미국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됐어요.

하지만 50년 전만 해도 이 지역에 소매치기 등 범죄가 기승을 부렸대요. 성인 영화관이나 성인용품점도 많았고요. 이에 뉴욕주와 뉴욕시 당국은 1982년 재개발에 나섰어요. 1995년 청소년 전용 극장인 '뉴 빅토리 극장'이 개장하면서 150개가 넘었던 성인용품 가게도 폐업하고 깔끔한 거리가 됐지요. 지금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함께 뉴욕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꼽힙니다. 현재 하루 유동 인구가 300만명 정도로, 뉴욕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가는 곳이라고 해요.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로 대형 전광판이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답니다.

타임스스퀘어란 이름은 1904년 신문사 뉴욕타임스가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뉴욕타임스는 2007년 본사를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원래 뉴욕타임스 본사가 있던 자리에 위치한 전광판이 타임스스퀘어 가운데 광고비가 가장 비싸다고 하네요.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