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지구에 남은 유일한 야생마… 몽골 지역에 1400마리 살아요

입력 : 2021.12.22 03:30

프셰발스키 말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요즘 복고풍이 유행이에요. 옛날 상표를 붙인 새로운 음료수나 과자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구두약으로 유명한 '말표'도 그중 하나인데, 말표 상표를 맥주에 붙였더니 인기가 많아졌대요.

말표의 심볼은 지구에 남은 유일한 야생마 '프셰발스키 말(Przewalski's horse·사진)'이라고 해요. 독특한 이름은 19세기에 중앙아시아와 몽골 서부 지역에서 이 말을 처음 발견한 러시아군 장교이자 탐험가인 니콜라이 프셰발스키의 이름에서 따온 거예요. 프셰발스키 말은 주로 몽골·카자흐스탄·중국 지역에서 살아요.

프셰발스키 말은 몸길이가 최대 2.8m, 어깨 높이는 1.4m까지 자라요. 다른 말들보다 덩치는 작은 편이지만 몸집은 다부져요. 배는 둥글고, 앞머리엔 갈기가 없어요. 당나귀처럼 등에 검은 줄무늬가 있고, 얼룩말처럼 다리에 얼룩무늬가 있죠. 이런 모습은 말이 지금처럼 사람에게 길들여지기 전 원시적 모습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해요. 프셰발스키 말은 염색체 숫자도 보통 말보다 1쌍이 많은 66개랍니다.

말의 조상은 아주 오래전 북아메리카에서 베링해 인근 육로를 따라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이동했대요. 이들이 시간이 흘러 지금의 말·얼룩말·당나귀 등이 된 거죠. 프셰발스키 말은 한때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널리 분포했어요. 하지만 다른 가축과 경쟁에서 밀려 황량한 몽골 고비사막까지 쫓겨갔다가 1980년대엔 완전히 자취를 감췄었대요.

이후 가까스로 복원됐어요. 20세기 초 귀족들이 이 말의 멋진 모습에 매료돼 애완동물로 키웠고, 이들의 후손이 일부 동물원에 사육되고 있었는데, 동물원들이 이들을 야생으로 다시 보내기로 힘을 합쳤어요. 1992년 몽골에 방사된 16마리가 지금은 1400마리까지 늘어났어요.

프셰발스키 말은 사회성이 아주 좋답니다. 보통 우두머리 수컷 한 마리와 여러 마리의 암컷과 새끼들이 무리를 이뤄요. 수컷 망아지들은 어느 정도 자라면 무리를 떠나 또래 수컷들과 따로 무리를 형성해요. 그러다 어른이 되면 각자의 무리를 꾸리는 거죠. 천적은 늑대예요. 늑대가 나타나면 암컷들은 새끼들을 가운데 두고 둥글게 방어 태세를 만들어요. 우두머리 수컷은 빠르게 움직이며 늑대에게 맞선대요. 밤에도 한두 마리씩 불침번을 서며 서로를 지켜준다고 해요.

최근 프셰발스키 말과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이 말은 줄곧 야생마로만 알려져 있었는데 유전자를 분석해보니 오래전에 가축화된 말의 유전적 특징이 나타난 거예요. 그래서 이 말도 한때는 사람에게 길들여진 적이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