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정글북' 주인공 모글리의 친구… 앞니 빠진 입으로 개미 빨아들여요
입력 : 2021.12.15 03:30
느림보곰
- ▲ /스미스소니언국립동물원 홈페이지
곰은 북극부터 아시아·유럽·아메리카 대륙까지 넓은 지역에 분포해요. 추운 북쪽에 사는 곰일수록 덩치가 크고 따뜻한 남쪽에 사는 종류일수록 덩치가 작아요. 느림보곰은 몸길이 1.8m, 어깨높이는 90㎝까지 자라요. 곰 중에 가장 덩치가 큰 북극곰의 3분의 2에 불과하죠. 추운 곳에 사는 곰과 달리 겨울잠도 안 잔대요.
느림보곰의 첫인상은 좀 우스꽝스러워요. 온몸에 털이 덥수룩하게 났는데, 특히 얼굴과 목 주변에 털이 수북해요. 입에는 위턱의 앞니 두 개가 통째로 빠져 있어요. 이런 생김새는 사실 느림보곰의 식습관과 관련이 있답니다. 느림보곰은 생긴 건 나무늘보와 비슷한데, 먹성은 개미핥기랑 닮았어요. 제일 좋아하는 먹이가 개미거든요. 앞니가 없는 입 구조는 한꺼번에 많은 개미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기 좋아요.
느림보곰은 요란하게 식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해요. 최대 8㎝까지 자라는 발톱으로 단단한 흰개미집을 부숴요. 입으로 흰개미집의 먼지를 '후' 불어 날려요. 이때 입으로 부는 소리는 200m 바깥에서도 들릴 정도로 크대요. 흰개미를 빨아들일 때는 입술과 혀로 연방 '후루룩 쩝쩝' 소리를 내죠. 개미들이 코로 기어올라오지 못하도록 콧구멍도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어요.
느림보곰의 덥수룩한 털은 개미 떼의 공격을 막아줘요. 또 엄마 곰이 새끼 곰을 기를 때 아주 요긴해요. 한배에 보통 두 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엄마 곰이 등에 태우고 이동해야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럴 때 새끼들이 덥수룩하고 삐쭉 자란 털을 잡고 엄마 등에 쉽게 오를 수 있어요.
느림보곰은 이름과 달리 상당히 민첩해요. 특히 호랑이나 표범과 같은 천적과 마주쳤을 때는 두 발로 일어난 뒤 발톱과 이빨을 무기 삼아 용감하게 싸워요. 하지만 가장 무서운 천적은 사람이랍니다. 쓸개 등을 노리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느림보곰들이 목숨을 잃고 있어요. 지난 30년간 느림보곰이 40%나 줄어서 지금은 야생에 2만 마리도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