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2만3000점 갖춘 한국 최초 공예박물관… 공예품 만들어지는 과정도 알 수 있죠

입력 : 2021.12.07 03:30

서울공예박물관

최근 정식 개관한 서울공예박물관의 내부 모습. /연합뉴스
최근 정식 개관한 서울공예박물관의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우리나라 최초 공예 전문 공립 박물관인 '서울공예박물관'이 정식으로 개관했어요. 지난 7월 문을 열었지만 코로나로 정식 개관은 미룬 채 예약제로 임시 운영해왔어요. 사전 관람 4개월간 평균 예약률이 95.7%에 달했고 총 7만6000여 명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정식 개관으로 평일엔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어요(주말엔 여전히 인터넷 예약 필요).

서울공예박물관은 고려 시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의 공예품을 시대별·종류별로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전체 소장품 2만3257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기증품이라고 해요.

공예품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 방식 등 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어요. 1851년 설립된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이 세계 최초 공예 박물관이에요. 이 밖에도 파리·독일 등에도 공예 박물관이 있답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북촌과 인사동이 가까운 안국동에 자리 잡고 있어요. 삼성 이건희 회장의 기증관이 들어설 송현동 부지가 바로 박물관 맞은편이랍니다. 앞으로 이 지역이 문화적 요충지가 될 것으로 보여요. 이곳은 조선 시대부터 왕실 소유 땅이었어요. 원래 세종의 여덟째 아들인 영응대군이 머물던 거처가 있었는데, 후에 고종의 아들 순종의 혼례를 위해 안국동 별궁으로 증축됐지요. 그러다 1945년 풍문여고가 들어서 70여 년간 학교로 쓰이다 2017년 학교가 강남으로 이사하면서 박물관이 들어서게 됐어요. 박물관은 기존 풍문여고 건물을 리노베이션하고 새로 안내동과 한옥으로 된 공예별당을 지어 마련했답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등에서도 공예품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서울공예박물관에선 공예품뿐 아니라 공예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요. 지금 '장인, 세상을 이롭게 하다' 상설전이 진행 중인데, 공예품이란 결과물을 내기까지 장인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보여주는 전시이지요.

또, 직물 공예품 수집과 연구를 한 고(故)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과 박영숙씨 부부가 기증한 컬렉션 전시와 궁중 보자기부터 일상 보자기까지 보자기에 대한 전시도 열리고 있어요.

이 밖에 직접 공예품을 만져보는 '촉각관람존', 개방형 수장고인 '보이는 수장고' 등도 있답니다. 어른들도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어 흥미로울 거예요. 다가오는 겨울방학에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좋을 박물관입니다.
전종현 디자인 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