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엄청나고 재밌는 일 아니어도 만화로 그려보면 재밌어져요"
입력 : 2021.12.02 03:30
만화 그리는 법
한국은 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아주 빠른 편에 속하는 나라예요. 그래서 인터넷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가 발달했는데, 그중 하나가 종이가 아닌 인터넷에서 보는 만화 '웹툰'이지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웹툰은 그 시장이 점점 커져서 현재 전 세계 시장 규모가 7조원에 이른다고 해요. 앞으로 잠재력은 더 무궁무진하다니, 정말 대단하지요. 우리나라는 글로벌 웹툰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요. 국내 웹툰 플랫폼 네이버가 2019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식 연재 작가 359명의 연간 평균 수익이 3억1000만원이었고, 상위 20명 작가는 17억5000만원에 달했어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웹툰 작가를 희망하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어요. 하지만 만화 그리는 법이나 웹툰 작가가 되는 법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기관은 아직 많지 않아요.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힘들어 포기하는 경우도 많고요. 또 독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는 웹툰의 성격상 인기를 얻기가 쉽지만 그걸 유지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래서 자극적이거나 질 낮은 작품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답니다.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이니까요.
'만화 그리는 법'은 15년 차 만화가인 저자가 만화가의 길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에요. 저자는 원래 만화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대요. 그러던 어느 날 큰 병을 얻었다는 걸 알게 되고 두려움에 빠지게 됐답니다. 바로 그때 만화가인 남자 친구가 작품을 써보라고 권했다고 해요. 한 칸, 한 칸 만화의 다음 장면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을 비울 수 있고,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이죠. 이를 계기로 저자는 만화가가 됐대요. 저자는 누구든 만화를 그릴 수 있으니 자기처럼 마음을 비우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을 때 한번 시도해보라고 권해요. 나중에 자기에게 만화를 권한 남자 친구가 떠났을 때도 그 방법으로 마음을 비웠다네요.
저자는 "재미난 일이 만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만화가 되면 재미있어진다"고 해요. 꼭 엄청나고 재미있는 일만 만화로 그릴 수 있는 게 아니라, 만화가가 자기 시선으로 포착한 세상을 그린다면 나름의 재미와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된다는 뜻이겠죠. 또 만화가 스스로도 만화를 그리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게 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바로 작가이고, 만화가 역시 작가라는 점에서 책임감도 가져야 할 거예요.
'만화 그리는 법'은 늘 만화의 독자이기만 했던 우리를 '만화 창작'이라는 즐겁고 멋진 세계로 초대하는 책이에요. 만화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