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3년간 12국 농촌 경험한 세 청년… 건강한 먹거리 키우기 중요성 배웠죠
입력 : 2021.11.22 03:30
파밍 보이즈
청년 세 명이 세계 여행을 떠납니다. 이들은 '세계 농업 일주'라는 특별한 목적을 세우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12국의 농촌을 찾아다니지요. 호주, 동남아시아, 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의 농가에서 농부들과 함께 일을 하고 농사 이야기를 듣습니다.
농업 여행을 떠난 세 청년이 누구인지 궁금하죠? 지황은 농촌에서 땀 흘려 일하고 몸으로 배우며 자급자족하는 농부의 삶을 꿈꾸는 청년입니다. 하석은 지황의 친구로, 여행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싶어 합니다. 두현은 고향 산청 강누 마을의 이장님이 되는 게 꿈입니다. 모두 실존 인물이지요.
이들은 먼저 호주로 떠나요. 그곳에서 세계 3대 생태 공동체 중 하나인 '크리스털 워터스'에서 2주간 머물면서 일했어요. 크리스털 워터스는 공동체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30년간 일궈온 곳입니다. 식량뿐 아니라 모든 물을 자체 급수 시설을 통해 마을 내에서 자급자족하고 있었고, 음식물 찌꺼기는 비료로 만들어 쓰는 생태순환적 방식의 삶을 살고 있었어요. 30년간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겠지요. 저자는 '내가 농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크리스털 워터스'가 오랜 시간 꿈을 지켜온 것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이들의 농업 여행은 동남아시아로 이어졌어요. 동남아시아에는 개발이 더딘 국가가 많았지만, 환경을 보호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장들을 만나게 됐어요.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농업학교 학생 프루완토는 농부가 되려고 열정적으로 공부합니다. 프루완토는 종자 관리법부터 농산물을 상품으로 유통·판매하는 과정까지 배우고, 흙을 통한 자연의 순환을 공부하지요. 프루완토는 이런 말을 해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은 더 커질 거야. 농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될 거야. 내가 농부라는 게 자랑스러워." 저자는 프루완토의 확신에 찬 눈빛을 마음에 담습니다.
여행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갈등으로 여행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농업 세계 일주는 유럽까지 이어졌어요.
농업 여행으로 청년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농업이 인간 삶의 바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일하고 쉬는 보람과 평화를 배웠고,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를 존중하는 태도가 농사에 필요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은 자기 꿈을 구체화하게 됐어요. 농부를 꿈꾸지 않더라도 일과 삶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인생에서 한 발짝 내딛는 용기를 선물 받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