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왕건·강감찬 등 8人이 들려주는 고려 탄생부터 멸망까지 이야기
고려 역사 탐험
김은빈 지음 l 김언경 그림 l 출판사 뜨인돌어린이 l 가격 1만2000원
우리나라 역사에서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 시대는 언제일까요? 아마 가까운 조선 시대일 거예요. 조선을 소재로 한 책도 많고 드라마·영화로도 많이 그려져 사람들이 접할 기회가 많지요. 그에 비해 그 이전 고려(918~1392)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역사가 474년이나 이어졌는데도 말이죠.
이 책은 고려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등장해 고려의 탄생부터 멸망까지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들려줍니다. 태조 왕건, 강감찬, 정도전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 8명이 직접 나서지요.
왕건은 후고구려를 다스리던 궁예를 쫓아내고 왕이 돼 고려를 세웠어요. 왕건은 힘이 센 지방 호족들을 다스리고자 호족의 딸들과 결혼하는 한편 '기인 제도'를 만들어 호족의 자식들을 수도 개경에 머물게 했어요. 일종의 인질로 잡아둔 것이죠. 이후 왕건은 왕이 된 지 18년 만에 후삼국을 통일합니다.
4대 광종에 이르러 고려는 강력한 왕권을 갖춘 안정된 나라가 됐어요. 광종은 다양한 제도를 만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관리 선발 시험인 '과거'예요. 광종은 과거 시험을 실시해 백성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 고려의 성장을 이끌 인재를 얻게 됐어요.
고려의 수도 개경은 지금 북한 땅인 개성이에요. 개경의 궁궐은 궁성과 황성 두 성으로 둘러쌌고 동서남북으로 문을 냈지요. 이 중 왕이 출입하는 가장 큰 문을 '정문'이라 불렀는데, 궁성의 정문은 남쪽의 승평문, 황성의 정문은 동쪽으로 난 광화문이었어요. 지금 서울에 있는 조선 시대 광화문과 이름이 같지요? 훗날 조선의 수도 한양을 건설할 때 개경의 도시 구조를 참조해 경복궁의 정문을 광화문이라고 했거든요. 광화문 앞에 관청들을 줄지어 세운 것도 개경을 본뜬 것이라고 해요.
고려 시대엔 전쟁이 끊이지 않았어요. 거란의 침입으로 일어난 전쟁이 세 번이었고, 몽골과 40년간 전쟁을 하기도 했어요. 왜구의 침략도 극심했죠. 그때마다 서희, 양규, 강감찬, 김윤후 등 장군이 나라를 지켜냈어요. 물론 수많은 병사와 백성들이 힘을 모은 덕분이었지요.
고려청자·금속활자 등 문화도 눈부셨던 고려는 14세기 말 결국 멸망합니다.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의 첫 번째 왕이 된 이성계를 가까이서 도왔던 정도전은 고려가 왜 약해졌는지 깊이 생각한 끝에 '유능하고 청렴한 신하가 많아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해요. 이 책을 통해 고려 시대를 접하면서 지금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참고할 부분은 없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