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피카소 "모든 창조는 파괴에서 시작"… 대가들 명언 통해 미술 사조 배워요
입력 : 2021.10.28 03:30
딱 한마디 미술사
르네상스는 14~16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서유럽 일대에서 일어난 문화 운동이에요. 르네상스라는 단어는 '재생' '부활'이라는 뜻이에요. 르네상스 이전은 '암흑의 시대'라고 하는 중세가 무려 천년 가까이 이어졌어요. 중세 땐 사람보다 신을 훨씬 중시했죠. 예술도 당시 그런 사상의 영향을 받았어요. 미술에서는 화가 이름이 전혀 중요하지 않았죠. 당시 그림 대부분은 글을 모르는 민중에게 성경 내용을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됐어요. 인간을 억압하던 데서 벗어나 문화의 절정기였던 고대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시작된 거예요. 르네상스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이후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가요. 그리고 정치·사회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죠.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쓴 '딱 한마디 미술사'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미술이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알려줍니다.
화가들의 말 한마디를 통해 미술 사조의 변화를 설명하는 책 구성이 흥미로워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등 화가가 모두 11명 등장해 한마디씩 던집니다. 모두 미술 흐름을 바꾼 불멸의 예술가들이지요.
책은 이들이 세상에 남긴 '한마디 문장'을 실마리 삼아 미술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줘요. 바로크 미술, 사실주의, 인상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 다양한 미술 사조가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알려주지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는 해부학을 알아야 한다'고 했어요. 그가 명작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를 그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해부학 지식이 풍부했기 때문이라네요. 그는 시신 30구 이상을 직접 해부하며 지식을 익혔어요. 피카소의 한마디는 그야말로 피카소다워요. "나는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의 그림 세계를 펼칠 거야. 창조의 모든 행위는 파괴에서 시작해."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말이죠.
"나는 초현실주의 자체다." 이것은 살바도르 달리의 한마디예요. 흘러내리는 시계와 이상한 생물이 등장하는 그림으로 유명한 바로 그 화가죠. 작가는 달리가 10세 때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사실에 주목해요. 감수성 예민한 어린 시절 수많은 사람이 죽고 세상이 무참히 파괴되는 것을 목격한 경험이 달리의 예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해요. 전쟁을 경험한 달리는 인간이 이성을 가진 합리적 존재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고 해요. 이 때문에 무의식이나 비합리적 요소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