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15] '널따랗다'와 '널찍하다'
입력 : 2021.10.27 03:30
*넓직한 대파 밭이 끝날 무렵 형형색색 꽃밭이 도로 양쪽을 수놓았다.
위 예문에서 틀리는 말을 찾아 바르게 고쳐 보세요. 정답은 '넓다란' 을 '널따란'으로, '넓직한'을 '널찍한'으로 고치는 거예요. 이 표현은 사람들이 무척 많이 틀리는 말입니다.
'널따랗다'와 '널찍하다'는 실제 공간을 나타내는 명사와 함께 쓰여서 '꽤 넓다'는 뜻을 나타내요. 어원도 '넓다'와 관련이 있죠. 그런데 '넓다랗다' '넓직하다'가 아니고 '널따랗다' '널찍하다'라고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널따랗다' '널찍하다'가 '넓'의 겹받침 'ㄼ'에서 앞의 'ㄹ'만 소리가 나기 때문이에요. 한글맞춤법은 이렇게 겹받침 중 앞의 것만 발음되면 원형을 다 쓰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널따라타] [널찌카다]는 소리 대로 '널따랗다' '널찍하다'로 적는 것이지요.
'얄따랗다', '짤따랗다', '할짝거리다' 등도 같은 맞춤법 규정을 적용하는 거예요.
반면 '널찍하다'와 똑같이 '넓다'에서 유래한 '넓적하다'는 겹받침 'ㄼ' 중 뒤의 받침 'ㅂ'이 발음되어 [넙쩌카다]로 소리 나기 때문에 '넓적하다'로 써요. '넓적이[넙쩌기]' '넓적다리[넙쩍다리]' '넓죽하다[넙쭈카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널찍하다' 대신 많이 쓰는 '널널하다'는 방언이고, '널직하다' '넓직하다' 역시 잘못된 표현이에요. 그런데 북한에선 '널직하다'가 표준어라고 합니다.